"언제 내려오세요? 보고 싶네…."
요즘 세종시로 내려간 경제 부처 공무원들과 전화 통화를 하다 보면 이런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불과 두 달 전 과천청사 시절에는 기자가 "방으로 찾아가겠다"고 해도 "바쁘다. 왜 오느냐"며 손사래를 치던 모습과 정반대입니다.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언론의 취재가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세종시로 옮겨간 각 부처 기자실이 썰렁해진 게 일차적인 원인입니다. 과천 시절 상주하는 기자만 100명을 넘겼던 기획재정부는 요즘 기자실에 채 30명도 출근을 안 합니다. 과천 시절엔 언론사별로 3~4명의 출입기자가 북적였는데, 요즘은 아예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 매체가 수두룩합니다. 박춘섭 기재부 대변인은 "부처 업무 일정이 수시로 바뀌어 기자들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가기도 힘들다"며 "해명할 필요가 있는 보도가 나올 때 얼굴을 보고 설명하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사정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같은 다른 경제 부처도 비슷합니다. 김준범 공정위 대변인은 "매일 기자실로 나오는 기자는 1~2명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러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세종시 상주 기자가 예상보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 세제, 경제 민주화 등 중요한 국가 정책을 대부분 국회가 주도하다 보니 언론사 중에는 아예 국회를 취재의 중심에 두겠다는 곳도 있다"며 "청사 상주 기자 숫자가 아무래도 과천 시절보다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에 주재하는 기자에게만 기삿거리를 줬다간 주재기자를 두지 않은 다른 언론이 반발할 것이고, 그렇다고 아무 혜택을 안 주면 누가 여기 내려오겠다고 하겠느냐"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경제 부처의 홍보에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