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합당하게 주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소액주주 운동이 당초 포부와 다르게 별 성과를 못 내고 있습니다.

최근 지주사로 전환에 성공한 동아제약의 사례를 봐도 그렇습니다.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은 동아제약이 지주사로 전환하려는 것과 관련, 박카스 사업부를 비상장으로 돌리는 것은 주주 가치를 심히 훼손할 뿐 아니라, 경영권 편법 승계 꼼수가 있다며 반기를 들었습니다.

네비스탁은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네비스탁은 의결권을 모아, 소액주주들이 직접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떼어내지 못하도록 막자고 했습니다. 한데 정작 소액주주들은 이보다는 동아제약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데 따라 움직였습니다.

한 소액주주는 "국민연금이 분할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짜 문제가 있는지를 의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주주들은 "기관, 외국인이 분할에 다 찬성하는 마당에 소액주주가 무슨 힘이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겠느냐"는 다소 자조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오히려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엇갈린 입장도 쏟아졌습니다. 소액주주를 하나로 아우르는 데 결국 실패한 셈이죠.

올해 들어 네비스탁이 소액주주 운동을 하겠다고 나선 사례는 팀스와 KJ프리텍 등이 있습니다. 가구업체 팀스는 지난해 5월부터 현 경영진과 슈퍼개미 김성수씨 간 경영권 쟁탈 전쟁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곳입니다. 이에 네비스탁 측은 지난 1월 중순 팀스 지분 4.8%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중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네비스탁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이 회사 발전과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가치판단에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일부 주주들이 의결권을 위임해 각 주체의 주장을 검증해줄 것을 의뢰해 온 만큼 무엇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지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네비스탁을 탐탁치 않게 여기기도 합니다. 팀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비스탁은 김씨의 투자대리인을 맡은 M&A(인수·합병) 알선·자문업체 케이와이아이 측과 공동 보유자 관계였던 시기도 있는데 양쪽 의견을 중립적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네비스탁이 KJ프리텍최대주주인 이기태씨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씨가 현 경영진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대비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의결권을 내세운 것이지, 네비스탁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진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소액주주 운동이 대중화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만, 소액주주 운동의 구심점마저 힘을 제대로 못 쓰고 있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