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18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 신(新)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의 금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다음달 6일 일제히 재형저축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한 '재형저축출시준비회의TF'는 세부 금리 조정에 들어갔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연 4% 이상 금리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며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놓고 조율 중이다.
시중은행 담당자들은 재형저축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려면 '금리'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0~80년대 재형저축을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 재형저축은 '고금리'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70~80년대 재형저축은 연 10% 기본 금리에 국가와 회사에서 주는 장려금을 합쳐 총 14~16%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고 비과세 혜택까지 합치면 연 20%의 수익이 보장됐다. 출시 초기인 1977년 재형저축 금리는 5년 만기가 최고 연 30%에 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 예·적금 금리가 3%대인 것을 감안하면 연 4% 초반대 금리가 높은 것이 맞지만 과거 재형저축의 금리(연 15~20%대)를 감안하면 얼마 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에 대한 관심이 출시 전부터 과열된 것도 부담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요자는 900만명 이상으로 추정한다. 고객의 기대보다 금리가 낮으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너무 높게 잡으면 '장기상품'인 재형저축의 특성상 은행의 수익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성향이 안정지향적이라면 재형저축을 추천하지만 (연 4%대 금리를 준다면)일반적인 적립식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 "1%포인트의 추가 금리로 7년 이상 자금이 묶이는 것을 선호할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소득 서민의 재산형성을 위한다는 기본 목적을 충실히 하려면 가입조건을 정밀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새 재형저축의 가입조건은 근로자(연봉 5000만원 이하)와 개인사업자(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가 대상이지만 소득요건은 가입시점에만 충족되면 되고 가입기간은 2015년말까지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고객이 본인 한 사람이면 액수가 크지 않지만 자녀와 배우자를 포함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전업주부라고 해도 아르바이트만 하루해도 근로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내년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으니 2015년 전에만 가입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재형저축은 정부가 1970년대 저축장려정책의 하나로 도입했다가 1990년 재원고갈을 이유로 폐지한 상품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에서 장기주택마련저축의 비과세 혜택을 없애는 대신 재형저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입력 2013.02.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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