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11월 휴대전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휴대전화를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조금이 차별 없이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지급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휴대전화를 살 수 있는 두 개의 유통망을 정착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처럼 통신사를 통해 요금제 가입과 연계해 구매하는 구조와, 별도로 제조사 대리점·대형마트 등을 통해 기계만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 디지털프라자, 엘지 베스트샵, 홈플러스 등에서 특정 통신사와 상관없는 공(空)기계를 구매하는 것이다.

제도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데이터 무제한' 혜택이 있는 3G(3세대) 요금제나 요금이 최대 40%가량 저렴한 알뜰폰(일명 MVNO) 사업자에게도 마음대로 가입할 수 있다.

통신사의 약정기간에 발목이 잡힐 필요도 없다. 지금은 소비자가 휴대전화 보조금 때문에 통신사 대리점·판매점에서 비싼 요금제와 장기간 약정을 맺을 수밖에 없는 을(乙)의 위치다.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들도 현재 유통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표현명 KT 사장은 제조사의 보조금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표 사장은 "제조사 보조금을 없애면 휴대전화 출고가가 내려가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제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일괄 구매해 재판매하는 유통구조를 아예 깨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조사가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휴대전화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제조사 입장에선 휴대전화 판매가 당장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은 방통위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많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에만 매달려 통신사들의 불법 영업을 규제하는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영업정지 제재를 받는 중에도 일부 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뿌리는 현 상황이 이를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