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비업체 글로스텍최대주주가 재향군인회로 바뀔 예정이다. 재향군인회가 50억원 규모의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키로 하고, 글로스텍이 이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일단 투자자들은 재향군인회의 등장에 긍정적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스텍 주가는 5일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단숨에 상한가까지 급등했다. 6일에도 장 초반 4% 넘게 뛰었다. 결국엔 4%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재향군인회와 얽혔던 기업 상당수가 고전하고 있어 최대주주 등극을 무조건 좋게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재향군인회와 글로스텍이 인연을 맺게 된 건 지난 2011년 5월이다. 당시 글로스텍과 우경, 지앤디윈텍, 큐리어스 등 4개사는 크레딧투어를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전체 발행 규모는 79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글로스텍 발행 물량이 198억원 정도였다.
그런데 크레딧투어는 이 기업들의 어디를 믿고 BW를 발행해줬을까. 그건 보증때문이었다. 재향군인회는 기업들을 대신해 보증을 서며 크레딧투어, 그리고 발행 주관사인 KTB투자증권을 안심시켰다. 이후 BW 물량은 재향군인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역시나 사고는 터졌다. 재향군인회 소속의 U-케어 사업단장 최모씨가 기업들로부터 "우리 덕에 자금을 발행했으니 일부를 넘겨라"고 요구했고, 넘겨 받은 자금 가운데 일부인 277억원을 횡령한 것이다. 최씨는 지금 구속돼 있다.
이때 재향군인회와 얽혔던 기업들은 대부분 위기 상태에 놓여 있다. 큐리어스, 지앤디윈텍은 상장폐지됐고 우경은 관리종목 상태다.
재향군인회 스스로도 곤경에 빠졌다. 보증 자금을 모두 변제하면서 여유 자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글로스텍은 재향군인회의 추가 수혈 없이 스스로 회사를 정상화시켜야만 하는 상황인 것.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스텍이 오랜 기간 적자에 빠져 있다"며 "올초 서둘러 소액공모에 나선 것도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글로스텍은 최근 황우석 박사의 회사인 에이치바이온 지분 2.4%를 43억원에 취득했다. 이 지분 가치는 매각자인 디브이에스 장부에 600만원으로 기재돼 있어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