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올들어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여파다. 대부분의 원자재는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경기가 살아나면 활기를 띠고 경기가 위축되면 수그러드는 경향이 있다. 투자 심리가 점점 확산되는 데다 수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값은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도 원자재 관련 금융을 늘리는 추세다.

◆ CRB 지수, 한달 만에 반등

6일 국제금융센터와 S&P캐피탈IQ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가 5일 현재 전일 대비 1.22포인트 오른 304.1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9개 상품 가격을 종합한 것이다. 작년 12월 한달간 1.3% 내렸지만 한달 만에 반등해 지난 1월에는 3% 올랐다. CRB지수는 작년 10월 300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하다 올들어 눈에 띄게 올라가고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인 원유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1월 중 6.2% 올랐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된데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경기 지표가 개선되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중동과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진 정정 불안으로 공급 우려가 커진 점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곡물 중에서는 옥수수가 오랜만에 반등했다. 주요 생산국인 남미 지역의 기후 여건이 나빠지고 재고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1월말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7.405달러로 전달보다 6.1% 올랐다. 금속 중에선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가격이 1월말 톤당 8165달러로 전달보다 3% 상승했다. 그밖에 니켈과 주석도 각각 7.4%, 5.9% 뛰었다.

◆ 글로벌 은행들도 원자재금융 확대

원자재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은행들도 동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원자재 중개사 임원 및 중개인 등을 인용해 "BNP파리바·크레디아그리콜·ING·소시에테제네랄 등 유럽 은행들이 원자재 거래와 관련한 자금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자재 금융은 연간 매출이 1조5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자재 금융이 원자재 가격과 직결되진 않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말과 2012년 초 유럽 은행들의 자금 경색이 원자재 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네바거래선적협회 자크-올리비에 토만 회장은 "은행들이 다시 원자재 거래 금융에 자산을 분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현재 원자재 중개사를 대상으로 대출을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증권화 기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