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069960)그룹 계열사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업체 대원강업(000430)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대원강업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현대백화점그룹이 백기사를 자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금강에이앤디는 최근 대원강업의 주식 29만463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보유주식만 343만2191주로 지분율이 5.53%에 달하게 된다.

금강에이앤드가 대원강업 지분 취득에 나선 건 약 석 달만이다. 작년 11월 6일 231만4108주(3.73%)를 취득했다고 밝힌 뒤 3일 후 82만7620주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5.07%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 당시에는 또 다른 그룹 계열사인 현대쇼핑 역시 대원강업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작년 10월 초 1만여주를 처음 사들이고 나서 한달 만에 39만여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대홈쇼핑(057050)은 이미 대원강업의 지분 7.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가진 대원강업의 지분율은 약 14% 내외에 달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대원강업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건 적대적 M&A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증권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원강업의 2대 주주인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이 작년 9월부터 다시 주식을 사들인 게 발단이었다. 홍 회장은 한동안 대원강업의 지분을 사들이지 않다가 작년 6월부터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난 2007년 대원강업의 주식을 처음 산 홍 회장은 특수관계자인 고려용접봉과 함께 지분 약 25%를 가지고 있다.

대원강업의 최대주주는 허재철 회장으로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지분율이 32.53%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의 지분 차이가 줄어들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전면에 나섰다. 대원강업과 현대백화점그룹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허 회장의 사위가 바로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허 회장의 장녀인 승원 씨와 결혼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장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제삼자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고 판단, 계열사를 통해 대원강업의 주식을 사들여 백기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우량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해석해달라"며 "시중 금리가 워낙 싸기 때문에 보유 자금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저평가된 회사에 투자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 이외에 허 회장의 친인척들 역시 대원강업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계사인 대원정밀공업과 대원제강은 최근 5만여주, 2만여주를 추가로 매수했고, 친인척인 허장호씨도 지난달 1000주를 사들이며 주주로 등록했다. 허재웅 부사장도 작년 말 주식을 추가로 샀다.

대원강업은 차량용 스프링과 시트 제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5353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98억원, 20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