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ZTE의 Z폰(V889F)

중국 Z(제트)폰은 저렴하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실속형 스마트폰이다.

4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계(OS), 1GHz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 등의 사양은 웬만한 고가 스마트폰 못지않다. 두께는 10mm, 무게는 132g로 얇고 가볍기까지 하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의 기본은 무난하게 갖춘 셈이다.

Z폰은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ZTE가 국내에 출시한 자급제 스마트폰이다. 자급제란 기존의 이동통신사 대리점이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단말기를 이용해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사용자가 단말기를 구매하고 기존에 본인이 기존에 쓰던 단말기의 유심(USIM·이동통신 가입자의 정보를 담은 카드)으로 교체해서 쓰거나, 알뜰폰(MVNO) 사업자를 통해 개통해 쓸 수 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망을 갖지 못한 사업자가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저렴하게 서비스하는 것을 뜻한다. ZTE와 같은 외국 스마트폰은 국내 주요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국내에 유통된다.

ZTE의 Z폰

ZTE은 작년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4위에 오르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다. 국내에서도 Z폰은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사양은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말에 G마켓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 Z폰은 국내에서 초기 물량 3000대를 모두 팔아치웠다.

ZTE 공식 유통사인 엔씨디지텍은 국내 알뜰폰 사업자들을 통해 Z폰을 유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사업자인 아이즈모바일을 이용해 개통해 일주일간 써봤다.

ZTE의 Z폰

홈페이지를 통한 알뜰폰 개통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다소 번거로웠다. 아이즈모바일의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스마트폰 단말기를 고른 뒤 가입신청을 하고 본인인증절차를 걸쳤다.

단말기 대금을 결제하면 이틀 후, 유심을 넣은 Z폰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알뜰폰은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할 수 없어 일시불로 결제해야 한다.

ZTE의 Z폰

단말기를 받고 콜센터에 전화하면 바로 개통이 이뤄진다. 신규 Z폰의 판매가격은 23만9000원으로, 리퍼폰(중고폰의 부품을 모아 만든 휴대폰)으로 판매 중인 갤럭시노트(37만원)보다 저렴하다.

요금제는 음성과 데이터를 따로 구매할 수 있고 선불제와 후불제를 선택할 수 있다. 선불제의 경우 5000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음성 요금을 3만원 충전하면 250분 정도 통화할 수 있고 데이터를 5000원어치 구매하면 약 250메가바이트(MB)를 쓸 수 있다.

통화 음질엔 10점 만점에 6점을 주고 싶다. 통화 도중 전화가 끊기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배경 소음이 거의 제거되지 않았다. 소리가 말끔하지는 않았지만, 통화에는 문제가 없었다.

ZTE의 Z폰

동영상을 받아보는 것도 무리가 없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재생해봤더니 거의 끊김 없이 재생됐지만 스크린에 뜨는 화질은 썩 좋지 않았다. 또 알뜰폰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를 무한대로 쓸 수 있는 요금제가 없다.

음성과 데이터 선불 요금제는 사용량을 모두 소진하고 나면 자동 차단된다. 단말기에서 ##66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얼마나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이나 은행 현금지급기(ATM)에서 충전하거나 신용카드, 무통장입금으로도 충전할 수 있다. 휴대폰 결제는 지원하지 않는다. 데이터나 음성을 모두 소진해도 1주일간 전화나 문자를 받을 수 있다.

ZTE의 Z폰

Z폰의 외부 디자인도 무난한 편이다. 모서리가 둥글고 후면에 ZTE 로고가 있는 것 외에는 꾸밈이 없다. 화질은 깔끔했다. 갤럭시S3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고화질은 아니지만, 전화나 문자, 메모 등 기본적인 기능을 쓰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후면 덮개를 벗기면 유심과 SD카드 슬롯이 숨어 있다. 2기가바이트(GB)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고, 마이크로 SD칩으로 최대 32GB까지 지원 가능하다. 배터리는 탈부착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1600미리암페어(mAh)로, 대기 시간은 30시간이다.

카메라가 후면에만 탑재되어 있어 ‘셀카’가 어렵다는 것, 외산 단말기이라 국내 지상파 DMB 수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 등은 단점이다.

Z폰은 TG삼보의 AS센터에서 OS 업그레이드와 수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