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산업은행·농협·수협 등이 금융감독원의 지난해말 부실채권 비율(고정 이하 여신을 총 여신으로 나눈 비율)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체 부실채권 잔액과 비율은 지난해 4분기 은행들이 10조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2011년말 보다 소폭 하락했다.
4일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1.66%), 산업은행(1.48%), 농협(1.76%), 수협(1.99%) 등이 지난해 금감원이 제시한 부실채권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은행별로 약 1~1.6%의 연간 부실채권 목표치를 부여하고 있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4개 은행 외에 일부 지방은행도 4분기에 예상치 못한 부실채권이 생기면서 비율을 못 맞췄지만 미미한 수준"이라며 "부실채권비율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은행에 대해서는 부실여신 정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로 가장 낮았고 신한(1.08%), 한국외환은행(1.16%), 씨티은행(1.17%)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에선 제주은행이 1.49%로 가장 높았고 경남은행(0.94%), 대구은행(1.04%), 부산은행(1.11%), 광주은행(1.33%) 순으로 낮았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1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3조6000억원, 2011년말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1.32%로 1년 전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웅진홀딩스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난해 9월말 1.56%까지 치솟았으나 은행들이 4분기에 9조8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다시 떨어졌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1년 전보다 낮아졌지만 가계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아파트 계약해제 및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이 늘면서 다소 상승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 1.63%로 1년 전 1.73%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도 2011년말 2.17%에서 지난해 말 1.94%로 낮아졌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비율은 8.14%에서 8.86%로 올랐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011년말 0.6%에서 지난해 말 0.69%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이 0.54%에서 0.65%로 상승했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집단대출 분쟁으로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늘면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총 24조2000억원으로 2011년 23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늘었다. 기업의 신규 부실여신은 18조5000억원으로 2011년보다 6000억원 줄었지만 가계 신규 부실여신이 2011년 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원으로 증가한 탓이다.
국내은행이 지난해 정리한 부실채권은 총 24조8000억원으로 2011년 29조8000억원보다 5조원 적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3조3000억원, 2분기 7조원, 3분기 4조8000억원, 4분기 9조8000억원이었다. 은행이 정리하는 부실채권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매년 4분기에 급격히 늘어난다. 2010년 4분기에 은행들이 정리한 부실채권은 12조7000억원, 2011년 4분기에는 10조8000억원이었다.
권 팀장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미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9월 평균 3.9%였고, 일본 금융감독청에 따르면 일본 전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3월말 기준 2.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