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황금알을 낳는 신사업으로 꼽히던 태양광이 몇 년 사이 급격히 고꾸라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 국내 주요 폴리실리콘(태양광 원재료) 업체들이 작년 말 잇따라 부도가 나면서 이 회사들에 투자했던 회사들도 직격탄을 맞은 것.

S-Oil(010950)은 지난 31일 실적을 발표한 이후 이틀간 주가가 4.7% 내렸다. S-Oil은 지난 4분기에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8%나 감소한 81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지만,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업체 한국실리콘의 투자 손실분을 반영한 것도 악재가 됐다. S-Oil은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실리콘의 2대 주주(지분율 33.6%)다. 4분기에 투자 손실분(2358억원) 전액을 반영했다.

'한국실리콘의 수렁'에는 S-Oil만 빠진 것이 아니었다. 최대주주인 오성엘에스티는 물론, 작년 7월 480억원을 투자한 IBK캐피탈-큐캐피탈 사모펀드(PEF) 또한 최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55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을 신고하는 등 줄줄이 후폭풍을 맞게 됐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고위 관계자는 "2012년 업계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 중 하나가 태양광 사업이 빠르게 붕괴된 것"이라며 "2009년에 kg당 170달러를 오르내리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16달러선으로 10분의 1토막 나며 팔수록 손해가 나는 수준이 됐기 때문에 이른 시일에 산업이 다시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황이 개선되려면, 수요 회복과 함께 무엇보다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시기는 이르면 2014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관련 국내 업체들의 주가는 미리 움직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작년 12월 이후 국내 1위 폴리실리콘 업체 OCI(456040)는 11.3% 올랐고, 신성솔라에너지와 한화케미칼도 13~15% 정도 상승했다. 웅진에너지와 오성엘에스티는 무려 36.3%, 120.7%씩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