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형위성발사체(KSLV-1) 나로호가 성공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다음번 발사체인 한국형발사체(KSLV-2)에 쏠리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도 달 탐사 시점을 5년 앞당긴다는 방침이어서 우주개발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무게 1.5톤(t)의 인공위성을 지구에서 600~800㎞ 상공에 올리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이미 시작했다.

한국형발사체는 길이 45m, 지름 3.3m, 무게 200t으로, 2단형인 나로호보다 1단이 더 많은 3단형 우주로켓이다. 현재 개발 중인 75t급 액체로켓 4개를 묶어 사용하는 형태다. 개발 비용만 1조5449억원이 들어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기본이 되는 30t급 액체로켓 기본형을 이미 제작했고 나로호 발사가 끝나면 75t급 로켓엔진 개발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나로호는 개발 단계부터 한국이 상단을, 러시아가 1단 로켓을 따로 만들어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절반의 성공'에 머문다는 평가를 들었다.

2002년 8월 KSLV-1 사업이 시작되면서 러시아로부터 액체로켓 기술을 전수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액체엔진 기술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전용이 가능해 사실상 국가간 기술 이전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항우연 내부 관계자들은 물론 항공우주학계에서도 한국형발사체 개발만큼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액체엔진 기술을 확보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나로호 개발과 발사 경험과 30t급과 75t급 액체엔진 개발을 통해 한국형발사체를 발사체 개발 기술을 자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는 최근 당초 발사목표가 2021년이었다가 최근 1·2년 앞당기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대선 TV토론에서 2025년으로 예정된 달 탐사선 발사 시점을 2020년으로 당기겠다고 공약하면서 이를 보낼 유일한 수단인 한국형발사체 사업도 속도를 낼 수 밖에 없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당초 2025년으로 계획된 무인 달탐사선 발사를 2020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2021년 개발 예정인 한국형발사체(KSLV-2)를 앞당겨 개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에서 전수받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형발사체를 만들기 위한 생태계 조성도 본격화된다. 항우연은 한국형발사체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산업체를 참여시켜서 기술 이전을 통한 산업체의 우주 역량을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우주개발의 근거지인 나로우주센터도 시설 확충과 발사 지원장비 성능 개선도 시작했다. 한국형발사체는 나로호보다 탑재위성과 발사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주센터 시설 확충이 필수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 개발과 별도로 우주센터 확충 사업에 21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항우연은 현재 개발 중인 75t급 액체엔진의 연소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조립동과 발사대 사이에 연소시험동을 짓기 시작했다.

과학계 일각에선 “나로호조차 우리 힘으로 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형발사체와 달 탐사선 발사가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기 발사 방안에 대해 달 탐사선 개발을 담당할 항공우주연구원 내부에서조차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프로젝트가 자칫 제2의 나로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항공우주공학회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국형발사체 사업이 발사체 운용목적과 탑재체인 위성성격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개발이 진행되면서 향후 발사체 준비 과정에서 혼선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국형발사체가 98% 이상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 비용이 3조~4조원 이상의 개발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