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코오롱 워터앤에너지 부사장. 강선희 SK이노베이션(096770)지속경영본부장. 채양선 기아차 전무. 최근 임원 인사에서 그룹 창사 첫 최고경영자(CEO)나 업계 최초 임원에 오른 여성들이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인 탄생과 함께 재계에도 ‘여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정작 10대 그룹 상장사 내 여성 임원 비율은 1.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단행된 10대 그룹 인사에서 여성 임원 선임이 늘었지만, 93개 상장사 및 비상장 GS칼텍스 등 94곳의 여성 임원은 78명으로 전체 5201명 중 1.5%밖에 되지 않았다. 여성 직원 비율(20.4%)을 감안하면 기업 내 ‘유리 천장’이 여전히 두꺼운 것이다. 특히 여성 임원들의 업무는 마케팅과 관리 분야에 편중돼 있었다.

그룹 별로는 한진(002320)의 여성 임원 비율이 190명 중 7명(3.7%)으로 가장 높았고, 한화(000880)(2.4%)→삼성(2.1%)→LG(003550)(1.9%)→SK(034730)(1.3%)→롯데·GS(078930)(1.1%)→현대차(0.2%) 순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특히 롯데의 경우 여성 직원 비율은 50.9%나 됐지만, 임원은 신격호 총괄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023530)사장을 포함해 3명에 불과했다.

재계 여성 임원 가운데 최고위 인사는 최은영 한진해운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사장 등 3명으로, 대주주이거나 대주주 친인척이었다. 부사장급으로는 삼성전자(005930)이영희·심수옥, 제일모직이서현, SK이노베이션 강선희, 대한항공(003490)조현아씨 등 5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