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용자치고 어댑터, 케이블 등의 액세서리를 한 개만 보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체형 배터리가 쉽게 닳아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데 매번 케이블을 들고 다니기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폰 유저들은 관련 액세서리를 추가로 구매해 집과 직장 등에 각각 두고 사용한다.

특히 이번 아이폰5부터는 독 커넥터가 30핀에서 8핀으로 작아졌다. 구형 모델에서 아이폰5로 갈아탄 사용자가 기존에 쓰던 30핀용 케이블도 함께 사용하기 위해서는 호환 어댑터를 구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명 '짝퉁'이라 불리는 액세서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넘어온 것들로 온라인 등을 통해 정품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기자가 직접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을 통해 검색하자 2000여개의 애플 액세서리 판매업체가 노출됐다. 이 중 일부는 정품 판매자였지만 대다수는 짝퉁 액세서리를 팔고 있었다.

한 짝퉁 제품 판매업체 대표는 전화 인터뷰에서 "요즘과 같이 신제품이 출시되면 (짝퉁 액세서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며 "충전 속도나 제품 수명은 정품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품과 짝퉁의 가격 차이는 큰 편이다. 정가 4만원인 '라이트닝-30핀 어댑터'의 경우 8분의 1 가격인 5000원 선에서 팔리고 있고, 2만6000원짜리 '라이트닝-USB 케이블' 역시 절반 정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학원생 박동찬(29)씨는 "한국에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 계속 아이폰만 써 왔는데, 주변 액세서리들은 짝퉁을 구매한 적이 더 많다"며 "정품보다 이음매 부분이 쉽게 벗겨지는 등 완성도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참을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폰5용 케이블은 연구실에 두고 집에서는 기존 30핀 케이블에 짝퉁 젠더를 탑재해 사용하는데, 젠더가 망가지면 여유분으로 사둔 다른 젠더로 갈아 끼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짝퉁 호환 어댑터(좌)와 케이블(우). 외관상 정품과 구별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짝퉁 액세서리 구매자 반응은 박 씨와 다르다.

얼마 전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짝퉁 호환 어댑터 2개를 1만2000원(개당 6000원)에 구입한 직장인 강수철(가명)씨는 "아무리 정품이 아니라고 해도 한 달은 버틸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한 개는 해외 출장에 들고 갔는데 일주일 만에 망가졌고, 또 다른 하나는 아예 망가진 채로 배송됐다"며 "싼 거 찾다가 오히려 돈만 더 들거 같아서 그냥 정품으로 다시 구매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민주(24)씨 역시 "짝퉁 케이블을 사용했는데 자꾸 망가지기에 정품 여유분이 있는 친구로부터 하나 얻었다"면서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폰의 수명을 위해서라도 짝퉁 액세서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식적으로 인증받지 않은 제품을 함부로 사용하면 악세사리 뿐 아니라 아이폰 본체에도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김시은 한국벨킨 대리는 "당장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좋아 보일 수 있으나 이들은 결함이 많고 제대로 된 후속조치도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기기 자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액세서리의 안정성, A/S 가능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