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1일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에 투자하는 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단독으로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해 9월엔 아이디어브릿지 자산운용이 250억원 규모로 만든 지식재산권 1호 펀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었다.

지식재산권 펀드는 기업이 보유한 특허 등을 매입하고 나서 기업에 기술료를 받고 다시 빌려주는 '세일즈 앤드 라이센스 백'(Sales & License Back) 방식이나 로열티 등 IP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 재원으로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현재 아이디어브릿지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지식재산권 1호 펀드는 지난해 9월 팬택이 보유한 통신 표준특허를 250억원에 사들인 다음 연간 6.6%의 수수료를 받고 다시 팬택에 빌려준 상태다. 산업은행은 이 펀드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의 만기는 2년이고 운용 기간이 끝나면 팬택이 매각 금액 이상으로 특허를 되사는 구조다.

문화 콘텐츠의 저작권에 투자할 예정인 지식재산권 2호 펀드는 현재 1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 펀드에도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기간은 5년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8%다.

산업은행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IP에 투자하기 위해 이번에 조성한 3호 펀드는 우수한 특허를 캐피탈콜(capital call·투자가 진행될 때마다 자금을 납입하는 방식)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펀드 명은 'KDB Pioneer 지식재산권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으로 운용기간은 7년이다.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은 "기업의 금융조달 방법을 다양화해 중소기업 자금난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신금융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