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2만원대 실손의료보험 나와

내년부터 월 보험료가 1만~2만원대로 저렴한 실손의료보험이 나온다. 40세 남성의 가입 첫해 월 보험료가 1만2000원 정도다.

새해부터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판매가 시작됐다. 실손의료보험이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통원 치료시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상품을 말한다. 지난해까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려면 암 진단, 화상 치료비 등 다른 보장과 함께 비싼 보험료를 내고 가입해야 했지만 이제 상해와 질병 보장만 따로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다. 군살 뺀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에 대해 머니섹션 M이 알아봤다.

저렴한 보험료에 필요한 보장만 가입 가능

1월 출시된 단독형 보험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질병과 상해의 입원·통원 의료비 보상만으로 상품을 만들어 한 달에 1만~2만원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하지 않는 보장은 제외하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종전에는 자기 부담금이 10%인 상품만 있었지만 80% 보장형(자기 부담금 20%) 상품도 출시됐다. 이 상품은 보험료가 적어 병원을 잘 가지 않는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은 15년이 지나면 같은 보험 상품에 재가입해야 한다. 단독형 상품 가입 후 15년이 지나더라도 가입 금액과 보장범위 등이 같으면 100세까지 계약이 유지되고, 질병에 걸려도 동일한 조건으로 재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가 3년마다 급격하게 인상된다는 소비자 불만도 감안해 보험료 변경 주기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회사별로 1년 보험료 6만원 차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은 모든 상품이 상해·질병에 대해 입원비와 통원비만 보장한다. 하지만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위험률과 사업비가 달라 월마다 납입하는 보험료는 천차만별이다. 위험 등급 1급인 40세 남성이 입원의료비 5000만원, 통원의료비 30만원, 자기 부담금 20%인 상품에 가입하면 회사별 보험료가 월 9138원에서 1만4680원으로 5000원 넘게 차이가 벌어진다. 가입하기 전에 반드시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 상품공시실에서 회사별 보험료를 자세하게 비교해야 한다.

또 지금 당장 보험료가 싸다고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가입 시점에는 보험료가 낮더라도 운용 과정에서 손해율이 높아지면 1년 뒤 보험료를 갱신할 시점에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낼 수도 있다. 보험사의 신뢰도나 자금 운용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단독형 상품은 보장 범위가 상해·질병으로 제한되어 있는 만큼 가입할 때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단독형 상품은 특약형 상품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고 보험에 전혀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며 "한 달에 몇 만원 정도 보험료를 낼 수 있다면 사망 보장과 암 진단, 급성심근경색 등 다양한 주요 질병을 보장하는 특약형 상품 가입이 더 낫다"고 말했다.

중복 가입 여부 따져봐야

아직까지 단독형 상품 판매는 부진하다. 기존 특약형 상품은 월 보험료가 7만~10만원 정도였지만 단독형 실손보험은 1만~2만원에 불과해 보험설계사가 단독형 상품 한 건을 계약하면 손에 쥐는 수수료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3월까지는 특약형 상품도 판매할 수 있어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를 더 많이 받는 기존 상품을 더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형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는 이미 다른 실손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실손의료보험은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의료비만 보상해주기 때문에 2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해도 보장 한도 내에서는 하나의 상품에 가입할 때와 같은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해보험과 같은 실손보험에 가입해 놓은 경우도 많아 보험료를 낭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입 여부는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