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이면 쌍용자동차 무급 휴직자 455명이 다시 일터로 돌아갑니다. 이들은 원래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구조조정 대상자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우선으로 다시 불러주는 조건으로 기다려 왔지요.

원래 복직 조건은 2교대 근무가 가능한 16만대 수준까지 생산량이 회복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쌍용차는 12만대를 팔아 이 조건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일부 생산라인은 하루 4시간만 일하고 불을 끄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노사는 "국정조사니 뭐니 하며 쌍용차를 흔드는 외부 세력에 맞서, 스스로 회생 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기존 근로자들이 일감을 나누는 고통이 수반되겠지요.

이들의 결단은 놀라운 일이지만 환영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고개를 들어 해외 자동차 생산 현장을 보면 더욱 그렇지요. 일본 혼다자동차는 최근 잉글랜드 스윈든 공장 직원 3500명 중 8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이 25만대인데,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작년 실적이 17만대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피아트, 오펠 공장에서도 지난 1~2년 새 수천 명이 짐을 쌌습니다. 모두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효율성 증대'를 선택한 결정이었습니다.

효율성보다는 공생을 택한 쌍용차가 얼마나 과감한 선택을 했는지는 1인당 생산 대수를 따져볼 때 더욱 극명해집니다. 작년, 이 회사 생산직 1명당 생산 대수는 37.6대. 현대차 국내 공장은 1명당 65.5대, 최근 3교대에 들어간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무려 144대에 달합니다.

누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차를 찍어내느냐의 처절한 싸움에서 앞으로 쌍용차가 살아남을 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앞으로 내놓을 신차들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예전처럼 판매가 확 늘어나는 것뿐이지요. 지난 10일 무급 휴직자 복직 합의 소식에도 정치권에선 여전히 국정조사 얘기가 들려옵니다.

455명을 살린 대가로 3000여명의 기존 근로자가 모두 죽는 일이 있어선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