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속옷업체 쌍방울의 최대주주인 레드티그리스가 보유 주식 대부분을 국내 캐피탈과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레드티그리스가 보유한 주식 2059만4600주(24.78%)의 99.5%에 해당하는 2048만8240주가 외환캐피탈과 한화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에 담보로 제공됐다.

담보된 주식은 외환캐피탈 1648만700주, 한화투자증권 189만7540주, 골든브릿지투자증권 211만주다.

레드티그리스는 지난 2011년 9월 담보 대출을 처음으로 시행했다. 보유 지분 1895만960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외환캐피탈과 대출계약을 맺었던 것. 이후 11월에 추가로 163만1100주를 담보로 대출받아 총 2059만700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레드티그리스는 1년이 지난 작년 12월 26일 외환캐피탈의 일부 대출을 상환하고, 새로운 대출 계약을 맺었다. 외환캐피탈에 잡혀 있는 담보 주식 중 411만주를 상환하고 한화투자증권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서 새롭게 대출받은 것. 돈 빌릴 곳을 세 곳으로 늘렸을 뿐,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비율은 변함없다.

이에 따라 최제성 대표와 김영모 이사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주식 2300만1056주(25.14%) 중에서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는 주식을 제외하면 최대주주 측의 보유주식은 251만2816주(3%)로 줄어든 셈이 됐다. 쌍방울의 총 주식수는 8311만5210주로 소액주주가 약 73% 내외를 차지한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 회사 차원이 아니라 최대주주 측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만 담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해당 물량이 주식 시장에 풀리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쌍방울 측은 "담보 규모가 커 보이지만 실제 대출 금액이 2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담보로 묶인 주식의 시가총액 대비 아주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쌍방울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98억원, 59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는 한때 1600원대까지 올랐다가 1000원 내외에서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