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저가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애플이 부인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필 실러 애플 부사장(월드와이드 마케팅 총괄)은 10일 중국 상하이이브닝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많지만, 그것이 애플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이라고 말해 저가형 아이폰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했다.

실러 부사장은 "사실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밖에 되지 않아도, 전체 매출 가운데 75%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이폰 점유율이 높지 않아도 판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는 선방하고 있으며, 판매대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팔지는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앞서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은 애플이 올해 안에 저가 아이폰을 만들어 선보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가격이 싼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소재와 구형 아이폰의 부품을 재활용해 저가 아이폰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만들면 신흥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소문이 돌고 난 후 애플 측이 저가 아이폰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앞으로 저가 아이폰에 대한 논란과 소문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애플은 이미 구형 아이폰의 가격을 낮춰 팔고 있는 등, 다양한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차이나모바일의 시궈화 회장을 만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팀 쿡은 중국 온라인 매체 시나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애플에 있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을 제치고 1위 시장으로 등극할 것"이라며 '구애'에 나섰다.

팀 쿡은 또 "중국과 홍콩에서 애플스토어 매장을 지금의 11개에서 25개까지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이달 안에 아이패드미니 3세대(G) 기종을 중국에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전역에 걸쳐 7억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다. 애플은 차이나모바일과 오랫동안 제휴를 추진해 왔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소비자에 대한 보조금 문제로 제휴가 성사되지 못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차이나모바일과 제휴를 하지 못할 경우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작년 9월 마감 분기에 5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6%에 불과하다. 현재 애플은 2·3위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을 통해서만 아이폰5를 출시하고 있다. 1위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 제휴에 성공할 경우 중국에서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애플과 차이나모바일의 제휴는 넘어야 할 산이 간단치 않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표준 통신망 기술인 3세대(3G)용 TD-SCDMA와 4G의 TD-LTE를 채택하고 있다.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에 아이폰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중국식 표준 TD-SCDMA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데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