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환율 하락으로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시중은행과 협의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11일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원화 절상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과 협의해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격은 1054.7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5.7원 하락했다. 환율이 106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70원이 무너진 지 7영업일 만이다.

금융당국은 다른 나라들이 통화 팽창정책을 쓰는 탓에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속도가 빠르다고 보고 있다. 또 수출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출감소로 수익이 줄면 중소기업 영업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거래 은행을 통해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또 최근 환율 하락이 중소기업의 재무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업종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또 대기업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중소기업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납품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의 재무사정도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환율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지만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과 중소기업의 입장을 들어보고 지원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