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황사 관련주를 사라,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관련주를 사라, 방학에는 게임주를 사라'
해묵은 증시 격언 중 하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이 격언이 어느 정도 통했다고 한다. 2002년, 2006년 월드컵이 열릴 때만 해도 주류, 치킨업체 주가는 조금이나마 상승 추세를 보이곤 했다. 하지만 2010년 월드컵, 2012년 올림픽때는 대표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일회성 이벤트 때문에 당장 실적이 좋아질 수는 있겠지만 그런 기대감은 진작부터 서서히 반영된다"며 "요즘엔 배당주도 가을, 혹은 여름부터 미리 오른다"고 전했다.
그런데 유독 계절 투자 원칙이 들어맞는 업종이 있다. 바로 손해보험주다.
업계 1위 삼성화재보험은 지난해 5월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이다가 장마철을 앞둔 6월 12일 19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해 가을인 10월 2일, 24만4500원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겨울이 시작되면서 재차 고꾸라졌다. 지난 3일엔 20만9000원까지 하락, 또 다시 20만원선을 내줄 뻔 했다.
현대해상(001450)도 비슷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6월 28일 2만5100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 17일 3만7850원까지 올랐고, 현재는 다시 하락해 3만1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10일 종가는 3만1550원. 사흘째 약세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험주는 보통 겨울철이 오면 하락한다"며 "눈이 오면 자동차 사고율이 높아지기 때문인데, 겨울이 끝나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곤 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보험주만 계절 투자 원칙이 들어맞는 것일까. 이는 최근 몇년간 날씨가 괴팍해진 탓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실제로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체감상으로는 해가 갈 수록 여름엔 비가 더 오고, 겨울엔 눈이 더 온다"며 "툭하면 수십년만의 혹한, 폭설 등의 뉴스가 나오니 투자자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보험사 실적이 이런 경향을 말해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7.0%(잠정치)로 11월의 80.9%보다 무려 26.1%포인트 증가했다. 또 동부화재(102.5%), 리츠화재(104.0%) 등이 10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100%가 넘는다는 건 적잖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통은 77%선 내외에서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2월의 손해율은 79.1%였다.
보험사 긴급출동 건수만 해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12월 긴급출동 건수는 252만309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나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