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들이 관련 자회사와 합병하며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관련 산업에서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시장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해당 기업의 주가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상승하고 있다.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무조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CJ대한통운은 7일 장 마감 후, CJ GLS와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예전부터 나오던 합병설이 마침내 성사된 것인데, 투자자들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합병 소식이 전해지고 8일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장 초반 4% 넘게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의 합병에 대해 전문가들은 택배업계에서 시장점유율 40%를 지배해 국내 최대 택배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CJ GLS는 비자산형 물류업체고 대한통운은 자산형 물류업체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비록 예전부터 예상됐던 합병이긴 하지만 합병을 통한 가치가 아직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며 "또 CJ대한통운의 자본금과 주식 수 변동 없이 진행되는 합병이란 점도 주가에 호재"라고 분석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일 자회사인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흡수합병했다고 공시하고서 다음날 4% 넘게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합병이 SK텔레콤의 IPTV(인터넷TV)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으로 100% 자회사였기 때문에 실적의 변화는 없으나, 이번 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이 IPTV 사업을 기업 성장의 공격적 전략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 확실시됐다"며 "이는 주가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롯데삼강은 롯데햄을 흡수합병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롯데삼강 역시 공시 다음날 6% 가까이 올랐다. 공시 후 8일 오전 10시까지 주가는 15% 상승한 상태다.

이에 대해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삼강은 식자재, 급식 등 신사업을 위한 역량을 확보하고 유통채널 강화, 구매비용 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게 됐다"며 "종합식품회사로의 성장에 대한 의지를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관련 자회사 합병은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대기업의 해당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재로 비친다고 전했다. 김동준 연구원은 "대기업은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만큼, 알려졌던 합병 소식이라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경우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소비침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며 "기대치를 낮출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