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공룡 펀드'들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덩치가 크면 펀드를 발 빠르게 운용하지 못해 성적이 나빠진다는 증권가 속설이 무색하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 규모가 1조원 이상인 펀드는 총 20개다. 이 가운데 1조원대 국내주식형 펀드 13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7%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9.7%)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1조원대 국내주식형 펀드 8개는 1년 동안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삼성KODEX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가 1년 수익률 20.5%로 성적이 가장 좋았다. '미래에셋TIGER200상장지수(주식)'는 14.0%로 뒤를 이었고, '삼성KODEX200상장지수[주식]'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도 13%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들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2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공룡 펀드의 반격이 최근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005930)의 독주와 중국 증시 상승이 구겨졌던 공룡 펀드의 체면을 다시 세웠다는 것.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애플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2011년 매출액 165조17억원 영업이익 16조2497억원이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은 20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2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에 투자하는 공룡 펀드 중에서는 애물단지 취급받던 중국 펀드의 선전이 돋보인다. 해외 펀드 중에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펀드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1(주식)종류A'로 지난 1년 동안 23.9%의 수익을 냈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2[주식](종류A)'는 23.6%로 뒤를 이었다. 중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 덕에 중국 증시가 살아난 덕을 봤다. 중국 정부가 정권 교체 후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중국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