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마지막까지 거세게 저항해왔던 통신사들이 결국 원만하게 합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우려됐던 것처럼 통신사가 카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해 카드 결제 자체를 거부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신사 임원들을 만난 결과 무리한 요구를 접고 카드 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카드사가 제시한 1.8%대의 수수료율에서 약간의 조정이 있는 수준으로 합의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통신사가 카드사에 제기하기로 했던 소송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 일변도였던 SK텔레콤(017670)·KT·LG유플러스(032640)등 이동통신 3사가 태도를 바꾼 것은 금융당국이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통신사가 법정 최저 수수료율인 1.5%를 고집하는 것은 대형가맹점의 지위를 남용한 행동이라며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형사고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사에 불리한 여론도 한몫했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센 가운데 소송까지 가면 여론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통신사에 대해 카드 수수료율을 당초 2.0~2.5% 정도로 제시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원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인 1.8%대까지 낮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8% 수준으로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이동통신 3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는 600억원 정도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통신사와 카드사의 협상이 아직 진전되지 않았고 합의에 다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KTOA 관계자는 "카드사가 합의되지 않은 수수료 인상으로 부당이득을 취하면 예정대로 카드사에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카드사가 통신사의 매출과 관련이 없고 사전에 협의가 끝나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합리하게 높은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도 "아직 통신사 쪽에서 협상하자고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는 이번 주부터 카드사를 통한 통신요금 자동납부 신청을 중지한 것은 이번 수수료 분쟁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카드사를 통한 통신요금 자동납부 신청을 중단한 것은 카드사가 마케팅을 지나치게 벌여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라며 "통신사를 통해서는 여전히 카드 납부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