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청년들의 취업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사업체 CEO로 살아가는 열정 가득한 젊은 ‘투잡족’들이 주목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첫 직장이 평생직장'이라는 공식이 깨진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신의 직장을 유지함과 동시에 사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할 수 있어 투잡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투잡족들은 도메인 등록·서버 관리·사이트 디자인 등 쇼핑몰 창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활용해 CEO의 꿈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혈기왕성 CEO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이현정(29)씨는 '성실국수(sung-sil.co.kr)'를 운영하는 투잡족이다. 성실국수는 녹차·당근·쑥·도토리 등 다양한 천연재료로 만든 국수 면을 판매하는 업체다. 성실국수는 개인을 상대로 국수 면을 판매할 뿐 아니라 식당, 항공사, 드라마 촬영장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현정씨는 “처음에는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고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직장 생활과 병행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직장을 통해 알게 된 인맥과 지식을 사업에 활용하다 보니 매출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며 “두 가지 일을 하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일상이 무료하지 않고 뿌듯한 기분이 들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씨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업준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심플렉스인터넷의 ‘카페24(cafe24.com)’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카페24는 사이트 구축, 사이트 디자인, 도메인 등록, 서버 관리 등 온라인 쇼핑몰 운영 전반에 필요한 통합서비스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이씨는 “클릭 한번으로 결제·배송이 가능하고,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어 부족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8년차 영어 강사인 김지영(31)씨도 온라인 의류 쇼핑몰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씨가 운영하는 ‘디어블레어(dearblair.com)’는 미국 드라마 가십걸의 주인공인 블레어의 이름은 따서 만든 쇼핑몰이다. 가십걸에 나오는 블레어의 모습처럼 고급스럽고 우아한 페미닌룩을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 여성을 겨냥한 것이다.

김지영씨는 “평소 옷을 워낙 좋아했고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 의류 쇼핑몰을 열게 됐다”며 “주로 금요일 퇴근 후 제품을 구매하고 주말 동안 촬영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쉬는 날은 없지만, 사업을 차츰 키워가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 쇼핑몰 제작 전문업체인 ‘위사(wisa.co.kr)’ 서비스를 이용해 사이트를 꾸미고 있다. 그는 “제공되는 서비스로 사이트 전체를 쉽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잡을 하는 입장에선 매우 유용하다”며 “약간의 비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투잡하려면, 니치마켓 공략해야…

쇼핑몰 운영 서비스업체를 이용한 '내 사업 마련'이 수월해졌지만, 이씨나 김씨처럼 두 가지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겸직을 금하기 때문에 몰래 사업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또 회사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회사 업무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사업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져 자칫 매출 하락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임석영(30)씨는 “회사를 다니면서 건강음료 판매 사이트를 운영했으나 잦은 야근으로 상품 업데이트를 더디게 해 고객들이 다 떠나갔다”며 “현재는 사업을 접고 직장생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당시 회사에서 고객 문의전화를 몰래 받느라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아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라이프, 모베가르송 등의 의류·가방 브랜드를 운영하는 서정은 라이프데이 사장은 “온라인 사업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종일 이것만 들여다보기 때문에 같은 업종의 투잡족에 비해 성공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에서 투잡을 생각한다면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상품 업데이트, 배송 등의 신속성이 덜 요구되는 분야를 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