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국내 부산공장(르노삼성)에서 독점 생산해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5’(수출명 꼴레오스)를 중국 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은 QM5의 전체 수출 물량 중 절반(50.6%)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르노삼성 고위 관계자는 23일 "르노의 중국 법인에서 QM5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관영 인민일보의 타블로이드판 '글로벌타임즈'는 최근 르노가 중국 둥펑(東風)모터스와 합작회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며, 첫 생산 모델을 꼴레오스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둥펑모터스 대변인은 "중국 공장에서 꼴레오스(QM5)를 포함해 매년 2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밝혔다.

르노삼성에서 독점 생산해온 QM5 (수출명 꼴레오스)

르노가 QM5를 중국에서 생산키로 한 것은 중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여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입차에 대해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매하려면, 차량 가격(원가)에 25%의 관세와 17%의 증치세(중국에서 재화에 붙는 부가가치세) 및 소비세(배기량에 따라 1~40% 수준)가 포함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세관 도착 가격의 50%에 달하며 최종 소비자 가격의 30%에 해당한다. 이에 중개 비용(딜러 마진)까지 붙으면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르노 입장에선 QM5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중국 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그러나 부산공장을 운영하는 르노삼성 입장에선 QM5(꼴레오스)가 중국에서 직접 생산되면 수출물량이 줄어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1~11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QM5 수출량 4만6000대 중 2만3273대(50.6%)가 중국에서 판매된 물량이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수출물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QM5의 중국 생산으로 인해 르노삼성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부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QM5를 중국에서 그대로 생산할지, 약간 변형한 모델을 생산할지 여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