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3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평균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일부 기업과 업종에 한정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2년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상장법인 1537개와 비상장 주요기업 181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 1미만 업체 비중은 34.6%로 지난해 같은 기간(31.6%)보다 3%포인트 늘어났다. 올해 2분기(29.4%)와 비교해도 5.2%포인트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이 5이상으로 양호한 업체의 비중은 44.5%로 전년동기대비 2.5% 줄었다.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은 늘어난 반면 양호한 기업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조사대상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449.9%로 지난해 3분기(441.2%)보다 8.7%포인트나 늘어났다. 김영헌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이 원래 좋지 않았던 기업을 중심으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률 등은 전분기보다 개선됐지만 기업, 업종별로 격차가 컸다. 3분기 전산업 매출증가율은 5.9%로 2분기(5.3%)에 비해 개선됐다.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증가율이 21.0%로 2분기(7.2%)보다 크게 좋아진 데 힘입은 것이다. 매출증가율이 전분기대비 늘어난 업종은 식음료·담배(11.6%), 조선(2.7%)으로 각각 5.8%포인트, 2.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산업용 기계(-11.1%), 비금속광물(4.3%), 자동차(-4.8%) 등은 전분기보다 6.2%포인트, 9.8%포인트, 12.3%포인트씩 줄었다.

김 팀장은 "3분기 삼성전자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이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업종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대체적인 흐름을 보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5.7%)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6.3%)도 전분기보다 1%포인트, 2.5%포인트 늘었지만 일부 업종은 오히려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외수지(0.6%)도 2분기보다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포인트 늘었고 영업외수지는 지난 2분기(-0.9%)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영업외수지 흑자의 경우 최근 원화절상으로 인해 순외환손익(0.4%)이 흑자로 전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3분기말 부채비율은 94.7%로 전분기말(96.2%)보다 줄었고 부채비율 100% 미만 업체 비중은 60.2%에서 60.4%로 소폭 확대됐다.

한편 올해 1~9월 중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투자를 줄이면서 업체당 평균 2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금흐름은 5억원 감소했었다. 이는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410억원)이 전분기(314억원)보다 개선됐지만 투자활동 현금순유출(-512억원)이 2분기(-509억원)에 비해 줄면서 현금보유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