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분야의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 반면, 석유·화학 등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500개 제조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 내년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평균 1.0%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데 반해 중소기업은 0.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는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등으로 기업의 투자여력이 줄어 올해 설비투자 실적이 저조했다"며 "기업들이 경기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노후시설 교체수요가 많은 음식료·생활용품이 지난해보다 9.0%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고무·플라스틱(8.2%), 기계(8.1%), 자동차(7.0%) 등도 설비투자가 증가할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글로벌 경기의 영향에 민감한 업종인 석유·화학과 철강·금속은 지난해보다 설비투자가 각각 12.4%, 8.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를 늘릴 지 여부에 대해서는 43.8%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27.6%는 투자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투자확대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71.6%가 '향후 경기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20.8%는 '자금조달 애로'를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설비투자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밑거름이 되는 만큼, 정부는 기업인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불합리한 조세제도와 규제 등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