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임직원의 타이틀을 정하는 것은 기업 문화의 일부이고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행위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에 따라 책임과 권한의 수준이 각기 다르므로 임직원의 타이틀을 표시하는 것도 회사 전략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만약 어느 기업의 부사장, 전무, 부장이 동시에 외국 거래처를 만나는데, 각각 '바이스 프레지던트(Vice President)', '매니징 디렉터(Manag ing Director)', '제너럴 매니저(Gen eral Manager)'로 적힌 명함을 가지고 나간다면 거래처들은 어떻게 될까? 거래처가 전무나 부장을 사장으로 오인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거래처의 혼동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글로벌 경영을 하는 회사라면 해당 업종과 지역의 국제적 관습(global practice)을 고려해 오인의 소지가 있는 타이틀은 피하여야 한다.
부사장을 영어로 '바이스 프레지던트(Vice President·약칭은 VP)'라고 부르는 국내 회사들이 있는데, 미국 거래처에 그렇게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서는 중간 간부나 초급 임원 정도만 되어도 VP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VP 위에 '시니어 VP(Senior VP·SVP)', '이그제큐티브 VP(Executive VP·EVP)', 조직의 크기에 따라서는 '시니어 이그제큐티브 VP(Senior Ex ecutive VP·SEVP)'까지 있다. 이 중에서 이그제큐티브 VP가 우리나라 기업의 부사장을 제대로 소개하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타이틀에 개인의 조직 내 역할 및 책임과 서열이 제대로 나타나도록 하면 좋다. 직위와 직책을 같이 적는 것도 방법이다. 위에 예로 든 부사장, 전무, 부장의 경우라면 명함에 'VP & CFO(재무 담당 부사장)', 'Managing Director/Head of Marketing Divi sion(전무/마케팅 총괄)', 'General Manager/Head of Marketing De partment(부장/마케팅 담당자)'라고 직책을 함께 적는다면 거래처의 혼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에 따라서는 국제적 관습과 다른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그런 지역의 거래처와 거래할 때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거래 국가 언어로 직책 표기를 병기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은 직책 표기 문제에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