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포도주와 함께 오래전부터 먹어온 음식 중 하나다. 인류가 언제부터 치즈를 만들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대 수메르 문서와 이집트 벽화 등을 통해 기원전 3000년 이전에 등장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정도였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미국 프린스턴대학 등으로 이뤄진 국제 연구진은 7500년 전 초기 농경시대 신석기인들이 일상적으로 치즈를 만들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았다고 1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폴란드 쿠야비야 신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 파편들을 분석했다. 토기들은 형태가 달라도 대부분 유지방(乳脂肪)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지름 2~3㎜ 크기의 구멍이 나 있는 토기 파편에 주목했다. 원형을 복원한 결과 그 모양이 요즘 치즈를 거를 때 쓰는 체와 형태가 거의 같았다.

연구진은 이 토기가 우유에서 응고된 흰 덩어리와 액체 성분을 분리하는 데 쓰였을 것으로 봤다. 유지방도 상대적으로 많이 검출됐다.

유적지에선 소뼈가 다량 발견됐다. 연구진은 7500년 전에 여기서 소를 키웠던 원시인들이 토기를 이용해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었다고 결론 내렸다. 치즈는 우유와 달리 휴대하기 쉽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우유보다 소화가 잘돼 원시인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할 수도 있었다. 연구진은 "초기 농경사회에서 치즈의 출현은 식생활에서 매우 큰 변화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2일자에 게재됐다.

치즈가 등장하는 최고(最古) 문헌은 기원전 이라크 지역에서 번성한 수메르의 역사서다. 기원전 2094~2047년 메소포타미아 우르 왕국의 슐기왕 때 가축을 돌보는 사람이 '버터와 치즈의 연간 생산량이 1.8L와 8L에서 42.5L, 63.3L로 각각 늘어났다'는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