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한국에서 자산운용 사업 부문을 철수했지만 기업금융(IB) 부문은 더 성장할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한국 IB 부문을 총괄하는 김종윤 한국 공동대표는 지난달 2년에 한 번씩 뽑는 '골드만삭스 파트너'에 선임됐다. 파트너는 전 세계 골드만삭스의 경영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직책으로, 올해 신규 선임된 70명을 포함해 약 400명이 있지만 한국법인에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표는 미국 앰허스트대와 다트머스대 MBA를 거쳐 메릴린치ㆍ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등의 투자은행에서 일했다. 골드만삭스에는 지난 2000년 합류했다. 지난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032830)의 5조원 규모 IPO(기업공개)가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2005년에 전무가 됐을 때는 서울 지점에 전무가 총 3명밖에 없었는데 불과 7년 만에 한국에서 파트너까지 나왔다는 건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계열 자산운용사를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 논란을 빚고 있다. 그만큼 그의 파트너 결정에 대해서도 증권업계에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국내 토종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결과적으로 5년간 돈을 벌지 못하면서 더 하면 안 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다만 골드만삭스 전체로 보면 자산운용은 일부분일 뿐이고 앞으로는 그동안 경쟁력을 쌓은 IB 부문에 주력할 것이라는 결정이라고 봐 주셨으면 합니다."
IB 부문은 크게 주식발행과 채권발행, 기업 인수ㆍ합병(M&A)으로 나뉜다. 주식발행 분야에서는 IPO가 핵심인데, 올해 IPO 시장은 상장하려는 기업 수가 크게 줄면서 위축됐다. 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을 맡은 포스코특수강도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며 주목받았지만 결국 지난달 말 상장을 철회했다.
"올해 IPO 시장은 유럽 재정 위기 여파와 미국의 대선과 재정절벽(재정지출 축소로 인해 경제가 충격을 받는 것)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내년에는 중국 경제 회복과 미국 재정절벽 문제 해결로 IPO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 대표는 올해 주식발행 시장과는 달리 국내 기업의 해외 채권발행은 활기를 띠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금리가 상당히 낮아진 데다, 국가 신용등급 상승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1등이 된 국내 기업들이 많아진 덕분에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채권발행 금리와 시기를 유리한 쪽으로 정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에서 한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보다 더 낮은 금리로 1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는 점을 그는 지적한다.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특히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