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심작 윈도8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냉담하다. 터치 기반의 생소한 인터페이스와 기존 사이트 호환 문제로 소비자들이 윈도8을 외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MS가 윈도 비스타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07년 5년 동안 60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윈도 비스타의 경우 높은 시스템 사양을 요구하고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윈도XP로 다운그레이드하는 사례가 급증했었다.

실제 윈도8 출시 한 달이 지난 상태지만, 디지털 가전매장에서는 윈도8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사고 OS(운영체제)를 윈도7로 다운그레이드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가전제품 매장의 한 관계자는 "윈도7로 다운그레이드하는 정확한 비율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부 노트북 구매자는 호환성 문제로 반품을 요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윈도8의 가장 큰 단점은 교육사이트의 동영상 재생과 인터넷쇼핑 과정에서 결제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금융사이트의 경우 아직 보안 모듈이 준비되지 않아 거래가 쉽지 않다.

여기에 윈도8 전용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의 가격이 올라간 것도 부담스럽다.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능을 넣으면서 하드웨어 값이 비싸졌다. 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각각 70만개 이상의 앱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윈도스토어의 앱 갯수는 현재 2만개를 넘어선 수준으로 앱 생태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A 증권사 IT기획부 관계자는 “증권사에서는 윈도8에 대응하기 위해선 오픈API(직접 응용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 시스템으로 온라인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가능하다"며 "특히 보안 업체들 대부분이 윈도8용 보안 모듈을 준비하지 않아 현 단계에서 윈도8 기반으로 주식거래와 이체서비스 등을 제대로 지원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게임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리그오브레전드(lol)나 리니지의 경우에는 현재 호환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 넷마블, 한게임, 넥슨 등 국내 게임회사들은 현재 게임 실행은 가능하나 윈도8과 관련된 버그를 계속해서 잡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PC방에서도 온라인 게임 호환성 문제와 새 운영체제 구매 비용 부담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꺼리고 있다.

문제는 윈도7으로 다운그레이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컴퓨터를 윈도8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윈도7의 복원영역을 훼손시키는 문제가 발생해 컴퓨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이용자가 윈도7로 돌아가려면 해당 제조사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일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제조사들은 다운그레이드를 하지 말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HP는 자사 일반 사용자 고객에게 윈도우 8을 탑재한 신형 PC를 윈도우 7로 다운그레이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HP 측은 “사용자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다운그레이드해 운영체제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원래의 윈도우8 운영체제로 복구할 것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MS 관계자는 "유저들이 많이 하는 게임의 70% 이상은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호환성 문제는 각 사이트에서 확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MS는 내년 1월부터 판매하는 노트북을 포함한 모든 PC에 윈도8을 의무 탑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