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기 직전 발사가 중단된 소형우주발사체(KSLV-1) 나로호의 발사 중단 원인은 상단로켓의 방향을 결정하는 추력벡터제어기(TVC)에 전기신호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발사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TVC는 상단 고체로켓이 점화된 뒤 불꽃이 나오는 노즐을 조작해 자세를 제어하는 장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의 상단로켓의 TVC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것으로 한화가 개발해 납품했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이날 "나로호 발사전 점검 과정에서 2단 킥모터(상단 고체엔진) 노즐 방향을 바꿔주는 추력벡터제어기에 이상전류가 많이 흐르는 현상이 발견돼 발사가 자동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일으킨 TVC는 로켓 추력을 내는 노즐 방향을 제어해 방향을 트는 핵심 장치다. 전기적 신호로 조작되는 펌프가 고압의 질소가스로 노즐 방향을 바꿔주는데 펌프를 제어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나로호 발사 후 232초 뒤 1단 로켓에서 분리된 상단로켓이 점화된 뒤 자세를 잡지 못하고 목표 궤도로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로과학위성을 306㎞ 상공의 목표 궤도에 올려놓지 못해 결국 발사에 실패하게 된다.
국내에선 추력벡터제어기에 관한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졌다. 그만큼 상단 킥모터와 제어부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가졌던 자신감도 컸다.
나로호 상단의 핵심 장치에 이상 전류가 흐른 것도 심각한 문제다. 전기 계통은 나로호 발사 성공을 좌우하는 신경망이나 다름 없다. 나로호 내부에는 로켓 엔진을 가동하고 비행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선을 통해 전기 신호가 흐르고 있다. 만에 하나 서로 다른 부위를 제어하는 전선이 합선될 경우 나로호는 자세를 잡지 못하고 추락하거나 발사전 폭발할 수도 있다.
나로호는 지난 2010년 6월 2차 발사에 실패한 뒤 러시아측 요구로 페어링 분리에 사용되는 전압시스템을 제어방식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항우연 한 관계자는 "제어방식을 저전압으로 바꾼 것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거의없다"고 밝혔다.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 발사가 중단되자 즉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나로호에 주입돼 있던 액체산소와 연료를 전부 빼낸 뒤 발사 조립동으로 옮겨 원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문제점을 확인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잔류 연료를 빼내고 다시 재충전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까지는 최소 3일이 걸린다. 점검을 하루만에 마친 뒤 다시 발사 준비에 들어가면 내달 4~5일께 발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원인 분석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예비일로 설정된 내달 5일 이내에 발사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