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출신'의 초고가 '귀족 의자'가 난데없이 세간의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서민 후보를 표방한 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TV 광고에 등장한 의자가 700만원대 초고가 제품이란 의혹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기되며 호사가들의 입을 타기 시작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의자

"모델하우스에 전시됐던 것을 아는 지인이 땡처리로 샀고, 그것을 50만원에 중고로 샀다"와 "모델하우스에서 중고로 30만원인가 50만원에 샀는데 발품 판 보람이 있다"는 해명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화제의 '귀족 의자'가 모델하우스 출신이라는 점.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어떤 곳이고, 또 어떻게 지어지길래 일반인들은 엄두도 내기 힘든 이런 고가의 의자까지 전시품으로 마련해두는 것일까.

◆ 20억~30억원의 건립비에 월 유지비는 2000만원

모델하우스는 청약자들과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와의 첫 만남의 장소인만큼 입지가 중요하다. 지하철 역세권과 가깝거나 차량 접근성이 좋은 곳, 외지인들도 찾기 쉬운 곳 등을 골라 엄선된 장소에 들어선다. 넓은 주차장은 필수이다.

건설사가 직접 소유한 땅에 지어지기도 하지만, 최소 6개월에서 보통은 1~2년 계약으로 임대해 짓는다. 건설사들마다 선호하는 입지가 비슷해, 어떤 곳은 건설사들이 분양 때마다 돌아가며 쓰는 모델하우스 임대 전용 부지가 되기도 한다.

한 건설사의 모델하우스 모습

일반적으로 모델하우스 하나를 짓는데 드는 평균 건립비용은 20억~30억원 수준이며, 임대료 등으로 월 2000만원 안팎의 유지비가 따로 든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전시관이라는 상설 견본주택을 두고 분양이 없을 때는 계약자들과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 소비자의 눈을 속여라

"분명 모델하우스에서 봤을 때와는 많이 다른데…."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고 마음에 들어 분양 계약을 하고 입주한 사람들 가운데 이런 푸념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견본주택은 면적은 물론 마감재까지, 실제 지어지는 아파트와 똑같이 만들어 놓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 자신이 사는 집은 모델하우스와 다르다고 느낀다.

다름아닌 모델하우스에는 실제 주택과 다를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느끼는 차이점은 모델하우스보다 실제 아파트가 좁아 보인다는 점. 이는 견본주택을 더 넓게 보이기 위해 특수 제작한 소형가구가 주는 착시 현상 때문이다.

한 건설사 모델하우스 침실 모습

모델하우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안방에 놓인 2인용 침대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침대보다 턱없이 작다. 실제 누워보면 보통 키 남자의 다리도 침대 밖으로 나올 정도로 짧게 특수 제작된 것들이다. 특히나 모델하우스 안방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집에서 갖고 있는 장롱을 빼고 꾸며진 것도 한몫한다.

주방 가구와 거실 소파 등도 실제보다 조금씩 작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견본주택이 전체적으로 넓어 보일 수밖에 없다.

언뜻봐도 수백만원은 넘어보이는 와이드스크린의 최신형 TV도 껍데기만 있는 '무늬만 TV'인 전시품인 경우도 많다.

모델하우스는 곧 주택 품질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잘 보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비싼 가구를 전시하기도 한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가구는 가격에 따라 느낌이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며 "부유층을 상대로한 분양의 경우 수입 명품 가구들을 전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감재나 면적을 실제와 달리 꾸몄다면 사기분양 등으로 문제가 커지지만, 가구나 전시용품들은 실제 시공과 무관한 것인 만큼 건설사가 이런 빈틈을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 "전시품은 따로 안 팔아요"

시선을 끌어잡는 아기자기한 모델하우스 전시품들이 탐나 싸게 중고로 사고 싶음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차피 철거하면 없애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은 뻔하다.

대부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전시품 대부분이 렌트·리스 전문업체로부터 빌려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직접 시공하는 것과 무관한 침대와 소파, 가전제품들 대부분이 그렇다. 전용 85㎡ 아파트 전시의 경우 1년 전시품 리스비용으로3.3㎡당 100만~200만원 정도가 든다.

한 건설사의 모델하우스 모습

2000년 이전에는 철거업자나 중고가구업체에 땡처리를 하거나 직원들을 상대로 할인이나 경매방식으로 팔기도 했다.

분양마케팅업체 이삭디벨로퍼 김태석 대표는 "과거에는 가구를 사서 전시한 후 모델하우스를 철거할 때 일괄 매각했지만, 최근에는 모델하우스용 전시가구를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업체를 통해 리스나 렌트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