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누적 실적이 연간 흑자 목표치를 넘어섰다. 수출은 2개월 연속 늘어났고 수입은 8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경상수지 흑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2년 10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5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59억1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로써 올해 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341억3000만달러로 한국은행의 연간 전망치(34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 경상흑자, 수출 호조 덕분…"수출 증가세 지속될 전망"

부문별로는 지난달 상품수지가 수출 실적 개선에 힘입어 5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서비스수지도 3억8000만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은 482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9% 늘어나 지난 2월(23.2%) 이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은 올해 들어 1~9월까지 0.3% 감소였으나 10월 수치를 더한 1~10월은 0.4% 증가로 반전했다. 지난달 수입은 430억달러로 0.5% 증가했다. 지난 2월(24.5%)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양재룡 한은 국제통계국 부장은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6개월 정도 반사효과에 따라 지난해 2~3분기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며 "올해 2~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수출이 감소한 것은 이런 기저효과 영향이었는데 10월부터는 이런 흐름이 정상화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11월 경상수지는 10월과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보이고 12월에는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입의 증가세 전환은 자본재 수입이 전년동월대비 6.7% 증가한 영향이 컸다. 양 부장은 "자본재 수입 증가는 일반적으로 국내 시설투자를 위한 것"이라며 "투자가 다소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비스수지 흑자는 지적재산권 및 여행수지 개선으로 전월의 3억2000만달러에서 3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는 적자폭이 4억60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로 줄었고 여행수지 적자는 4억8000만달러에서 3억8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이전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의 1억달러에서 2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471억5000만달러를 기록, 증가세로 전환했다. 석유제품, 화공품 수출의 증가폭이 확대됐고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도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선박, 철강 등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와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폭이 확대됐고 EU(유럽연합)와 일본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미국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관기준 수입은 1.7% 늘어난 434억2000만달러로 역시 증가세로 바뀌었다. 소비자 수입 증가폭이 확대됐고 자본재가 증가세로 전환했다. 원자재 수입 감소세도 완화됐다.

◆ 증권투자 유출초과, 금융위기 이후 최대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의 49억3000만달러에서 72억70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7월의 78억764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가 줄어들면서 직접투자 유출초가 전월의 23억8000만달러에서 9억8000만달러로 축소됐으나 증권투자가 전월의 26억7000만달러 유입초에서 46억6000만달러 유출초로 반전됐다.

증권투자 유출초 규모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70억3000만달러) 이후 3년7개월만에 최대다. 한은은 "외국인투자가들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에서 11억3000만달러, 채권에서 11억6000만달러가 유출 초과였다"고 설명했다. 채권은 외국인투자가의 국고채 투자가 늘었으나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만기도래분이 많아 회수된 금액이 더 크게 증가했다.

기타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 41억9000만달러에서 3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현금ㆍ예금이 전월 25억9000만달러 유출초에서 23억9000만달러 유입초로 전환된 영향이다. 차입금 상환으로 인해 차입 항목의 유출초는 전월 21억5000만달러에서 41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