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부품의 품질검증서를 위조해 납품된 부품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짝퉁 부품이 사용된 원전도 5곳에서 6곳으로 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위조 품질검증서 사건을 조사중인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부품이 53개 품목 919개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측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원전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짝퉁 부품을 납품한 1개 업체를 확인했고 한수원에 등록된 12개 해외 품질인증기관에서 받은 회신 결과를 토대로 기존 8개 업체에서 위조 품질인증서로 납품된 부품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추가 확인된 부품 가운데 34개 품목 587개 부품이 현재 울진 3·4호기와 영광 3·4·5·6호기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원전 부품은 290개 품목 8601개로 늘어났다. 또 위조 검증서로 납품된 부품이 사용된 원전도 종전 5기에 울진 4호기가 포함되면서 6기로 늘었다. 품질검증서 위조와 관련된 국내 업체도 납품업체 8개와 브로커 업체 1곳 등 9개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이 추가로 밝혀낸 1곳을 포함해 10개 업체로 늘었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2003~2012년까지 한수원에 납품된 일반 규격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한수원의 구매 계약 시스템과 하청 업체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점검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안위 한 관계자는 "추가로 발견된 위조검증서를 제출한 관련 품목을 모두 교체하라고 지시했다"며 "한수원에 대한 확인 과정에서 추가로 위조검증서를 제출한 사례와 업체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달 5일 2003~2012년 원전 부품 납품업체 8곳이 제출한 해외검증기관의 검증서 60건이 위조됐으며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 납품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지경부는 12개 해외 인증기관 가운데 1곳에서 받은 결과만을 토대로 발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광 5호기는 이달 초 원전부품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이 공개된 뒤 관련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가동을 중지했다. 원자력계 한 관계자는 "부품 조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영광 5호기 재가동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