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부진 여파로 올해 3분기 지방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만에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은 자동차 공장파업, 선박 수요 부진 등으로 지방에서 유일하게 생산, 소비, 수출 증가율이 전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최근의 지방경제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중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4%로 2009년 2분기(-5.7%) 이후 가장 부진했다. 수출은 6.7% 감소해 2009년 3분기(-19.6%) 이후 가장 나빴다.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설비투자 BSI(98) 역시 2009년 3분기(97)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생산은 제주(-3.5%), 대구경북권(-1.2%), 부산울산경남권(-0.9%)에서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 2분기(1.6%)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들 지역에서 자동차, 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 생산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은 제조업 생산이 올 1분기(6.1%), 2분기(1.9%) 모두 증가세였으나 르노삼성 파업 등으로 생산이 줄면서 전년동기대비로 하락했다. 인천경기권은 정밀기계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1.3%)이 전분기(3.5%)에 비해 축소됐다.

수출은 부산울산경남권(-15.5%)과 광주전라권(-5.4%) 등에서 자동차, 선박,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분기(-2.2%)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15.5%)은 중국으로부터의 선박, 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년동기대비 감소폭이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권(-5.4%), 대구경북권(-2.8%), 인천경기권(-2.0%)이 뒤따랐다. 반면 제주(15.3%), 강원(8.3%), 대전충청권(2.2%)은 전년동기대비 수출이 늘었다.

한편, 부산울산경남권은 3분기 생산, 수출 증가율을 비롯해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1.9%) 역시 전년동기대비로 마이너스였다. 서울을 제외한 전 지방에서 이 세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부산울산경남권이 유일하다. 소비를 나타내는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의 경우 지난 2분기(-0.8%)에 전년동기대비로 하락한 이후 3분기(0.6%)에 상승세를 회복했다. 대형마트의 주말 영업재개로 인해 부산울산경남권과 광주전라권(-1.0%)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

경기불황의 여파로 지방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12년 2분기만에 최저였고 주택매매가격은 전기말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분기에 전년말대비 1.5% 상승하면서 2000년 1분기(1.4%) 이후 가장 낮았다. 주택매매가격은 인천경기권(-1.0%)을 중심으로 매수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전기말대비 0.2% 떨어졌다.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3분기(1.8%), 4분기(1.2%) 등 상승폭을 줄이다가 올 3분기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