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치솟던 곡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전날보다 0.3% 떨어진 부셸당 7.38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콩 가격도 전날보다 3.2% 내린 부셸당 14.52달러, 그리고 밀 역시 전날보다 1.8% 하락한 부셸당 8.9달러에 거래됐다.

콩과 옥수수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여름 이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월 18달러에 육박했던 콩 선물 가격은 18% 하락했고, 옥수수 가격은 같은 기간 8달러선에서 8.1% 떨어졌다. 밀의 경우 올해 10월 12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급등세 주춤한 상태다.

올해 여름 곡창지대인 미국 중서부에 가뭄이 닥치면서 생산량 전망이 악화했었다. 이에 곡물 값이 급등했었다. 미국은 옥수수와 콩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지난 9일 미국 농무부(USDA)의 수확 전망 발표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USDA는 콩 수확량이 지난달보다 4% 증가한 29억부셸을 기록하고, 옥수수 역시 107억부셸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라며 곡물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했지만, 정작 작황이 예상보다 나을 것이란 진단이 나와 우려가 진정된 것이다. 다만 러시아 밀 작황은 지난해보다 33% 감소할 것으로 보여 아직 하락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세계 곡물 수요 또한 감소하고 있다. 올해 곡물 수요는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22억73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소, 돼지고기 생산이 내년에 2.2% 줄어든 901억파운드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곡물을 소비할 가축이 줄어들어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마크 슐츠 노스스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세계가 식량 대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재고량은 적절했고 높은 가격이 수요를 줄여 안정을 되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또 한번 가격 급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곡창지대에 기온 이상으로 인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수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2~3주내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작황을 망치거나, 수확이 크게 지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