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키자시 2013년형 모델. 일본 유명 자동차 업체인 스즈키은 미국 법인이 6일 파산 보호 신청을 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일본의 5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즈키가 미국 시장 진출 30년 만에 철수했다. 수익성 악화로 미국 법인이 파산보호 신청을 함에 따라 이뤄진 일로 사실상 ‘퇴출’이다.

6일(현지시각) 미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즈키 자동차의 자회사인 ‘아메리칸스즈키모터(ASMC)’가 이날 미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ASMC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신규 자동차 모델 출시를 중단하며 더 이상 자동차 판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판매한 차량의 보증과 애프터 서비스를 위해 딜러십은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또 오토바이와 4륜짜리 산악용 모터바이크(ATV), 보트용 모터 등은 계속 판매한다.

회사 측은 다양한 모델 부족과 판매 부진, 환율 등에 의한 수익성 저하를 철수 이유로 들었다. ASMC는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2억3300만 달러의 자산에 3억4600만 달러(약 3770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모회사 스즈키에 대한 부채도 1억 73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는 ASMC의 실적 부진에 따라 출자금 전액에 상당하는 128억엔(약 1740억원)을 손실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스즈키는 1985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도요타와 혼다 등이 미국시장을 이미 선점해 고전했다. 미국 자동차시장분석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스즈키의 미국 판매량은 2만11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감소했다.

스즈키의 철수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가장 판매량이 저조한 일본 메이커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됐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올해 판매량은 5만103대로, 지난해보다 29% 줄었으며, 시장점유율은 0.7%에서 0.4%로 위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