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진행된 국고채 30년물 첫 공개입찰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끝났다. 이날 금리도 장기물 위주로 상승하는 등 30년 만기 국고채 투자 열기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1조3천500억원에 대한 입찰과 함께 30년 만기 국고채 4천억원에 대한 경쟁입찰을 사상 최초로 실시했다. 국고채 30년물 입찰 결과 11월 발행금리가 3.07%와 3.10%에 복수 낙찰됐다. 지난 주말 고시된 30년물 종가 3.06%보다 각각 1bp(1bp=0.01%)와 4bp 높은 수치로, 지난 9월 30년물 최초 발행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고채 30년물 공개입찰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끝나면서 장기 국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바에 따르면, 국고채 3년, 5년, 10년 금리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2.78%, 2.84%, 2.97%에 마감됐다. 국고채권 20년물은 0.03%포인트, 국고채권 30년물은 0.04%포인트가량 급등세를 연출하며 각각 3.02%, 3.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초순 기준금리를 밑돌던(채권가격 강세)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 초기의 투자 열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다.

이재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은 30년물 국채 금리가 10년, 20년물 국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현상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면서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가 마무리되는 단계에 오는 등 장기물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만 해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두 번 정도 더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한 번밖에 인하하지 않아 채권 기대 수익이 크게 낮아졌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30년 국고채에 몰렸던 것은 사실상 과열이었고 벌써 평가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국고채 30년물이 첫선을 보인 이후 10월까지는 인수단 방식으로 발행했다. 개인들은 국고채 전문 딜러(PD) 증권사들이 낙찰받아 소매로 판매하는 국고채를 샀다. 11월부터는 경쟁입찰로 전환됐다.

30년물 입찰은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