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원화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현재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나타내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가치 저평가,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우호적인 국내외 경제여건 등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과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하락했던 2004년 11월과 비교하면 현재의 원화가치는 엔화와 위안화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과 2004년 11월을 비교하면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30달러로 동일하고 원화 가치도 달러당 각각 1106원, 1087원으로 비슷한 반면 엔화는 달러당 104.8엔이었던 것에서 79엔으로 35% 절상됐고 위안화도 달러당 8.28위안에서 6.26위안으로 가치가 21% 올랐다.

또 국제결제은행(BIS)가 발표하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을 보더라도 과거 경상수지가 균형에 가까웠던 시기(2001년 3~4분기, 2002년 1~4분기, 2006년 1~3분기)의 평균적인 수준과 비교하면 지난달 원화의 실질가치는 주요 교역상대국 대비 10%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선진국의 통화완화정책,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등으로 원화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 등 환율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 환율 수준을 장기간 고수하거나 최근 하락흐름을 되돌리는 수준의 강한 개입은 쉽지 않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 환율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나타낼 듯 하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환율 하락의 이면에는 불황형 흑자의 지속이나 원화 고평가에 따른 수출가격경쟁력 약화 부담 등 부정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향후 절상속도를 완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