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종규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연말 소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모처럼만에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났다. 아직 유럽 재정위기 불씨가 남아 있고,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대형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완전환 회복세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지식경제부는 10월 국내 기업들의 총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한 472억달러, 수입은 1.5% 증가한 434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이 1년전과 비교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38억달러 흑자를 기록, 9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폭으로 줄어 가까스로 유지한 불황형 흑자에 가까웠다. 10월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면서 경기 불황에 따른 무역액 감소세가 바닥을 쳤다는 평가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7.7%)·석유화학(6.9%)과 주요 IT품목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선박(△29.7%)·자동차(△3.5%)·철강(△10.7%) 등은 전년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IT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4분기)에 대비한 스마트폰 수출 확대,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총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액이 21.1% 늘었으며, 중국 5.7%,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2.0% 늘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3.5% 줄었고, 중남미도 8.2% 감소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4분기에도 EU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 지연 탓에 수출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드나, 연말 소비 수요 증대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국제 원유가격 상승 탓에 원자재 수입액이 0.7% 늘었고, 수출 증가에 따라 자본재 수입도 2.3% 증가했다. 소비재는 플라스틱 제품과 일부 의류 등을 제외하고는 수입이 부진해 0.6% 줄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완전한 수출입 회복세로 볼 수는 없지만, 이제 더 이상 내려갈 여지가 없이 바닥을 다졌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연일 하락세인 환율도 향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