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에는 요사이 실적 부진의 그림자가 무겁게 드리워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동통신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30~96%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질적 성장 정체 속에서 LTE(4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와 마케팅에서 과열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통사들의 '어닝쇼크(earning shock·시장예상에 못 미친 실적)'는 최소한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실적 부진 전망
이동통신사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가장 큰 요인은 LTE 전환에 따른 통신 인프라 구축과 과열 마케팅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통신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은 7조3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이 늘었다. 주로 신규 서비스인 LTE 통신망 구축에 들어갔다. 또 LTE 마케팅비에 들어간 돈도 7조원에 육박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자사의 LTE 홍보를 위해, 고가(高價)의 톱모델을 기용하고 섬을 찾아다니고 바닷속까지 들어가면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방통위가 최재천 의원(민주통합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올 2분기 마케팅비 지출은 매출액의 30%를 넘어섰다. 이는 방통위 권고기준인 20%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올 3분기에도 '갤럭시S3' 등 신규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매출 대비 마케팅비는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쟁을 지속하는 이유는 LTE 가입자 수가 앞으로 수년간 회사의 수익을 좌우할 '황금줄'이기 때문이다. 시장 포화상태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LTE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1인당 평균 매출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통신시장의 6개월은 6년과 마찬가지라고 할 만큼 변화가 빠르다"면서 "한번 경쟁에 뒤처지면 따라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가 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면서 마케팅 과열은 한풀 꺾인 상태지만, 애플의 '아이폰5'가 출시되면 다시 보조금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앞으로 보조금 문제로 적발되는 통신사에게는 과징금뿐 아니라 '최대 3개월간의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초강도 제재를 내린다는 계획이다.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에서 제기되는 통신비 인하 요구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4분기에도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TE로 반등해 투자 다변화
통신업계에선 내년이 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단말기의 잇따른 출시와 더불어 3G(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빠르게 '수익성 높은' LTE 가입자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TE 가입자의 평균 매출이 3G 가입자보다 20%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LTE 가입자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와 더불어 통신업계는 본격적인 투자처를 찾기 위한 각종 실험을 벌이고 있다. KT는 미디어콘텐츠와 위성·부동산 등 성장성 높은 신규사업을 분리해 연말까지 각각 전문회사로 설립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회사 이름에서 '텔레콤'을 떼어내고 '탈(脫)통신'을 선언한 상황. LG유플러스는 광고·모바일상거래·의료서비스 사업 등으로 분야를 다양화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작년 10월 자회사 SK플래닛을 출범시켜 모바일메신저, 음악서비스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