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디자인 총괄 조너선 아이브(Jony Ive) 수석 부사장이 떠오르고 있다.
애플의 하드웨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모두 총괄했던 사람은 지금까지 스티브 잡스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애플이 29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아이브 수석 부사장이 잡스 이후 최초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담당하게 됐다.
애플이 전격적으로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개편에 나선 가운데 실리콘밸리는 아이브 수석 부사장에 주목하고 있다. 스콧 포스탈 부사장이 물러나면서 아이브 부사장이 하드웨어 디자인뿐 아니라 휴먼인터페이스(HI)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티브 잡스' 시대를 이어갈 '조너선 아이브' 시대가 왔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타임지는 온라인판에서 애플 기기의 인터페이스를 총괄하던 사람은 스티브 잡스와 팀 쿡 뿐이었다며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의 역할이 애플에서 가장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조너선 아이브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모두 책임지는 영향력있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잡스가 사망한 후 팀 쿡 대신 CEO가 될 것이란 얘기까지 돌았던 포스톨 부사장이 사퇴하면서 아이브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아이브는 애플에서 20년간 하드웨어 디자인을 해왔다. 맥 컴퓨터, 아이팟, 아이폰 등 혁신적인 하드웨어 디자인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특히 1997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부터 잡스와 아이브는 급속도로 친밀해지며 애플만의 상징적인 제품을 만들어갔다.
잡스도 생전에 아이브를 두고 "내게 정신적인(spiritual) 파트너가 있다면 '조니 아이브'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를 믿었다. 애플 직원들도 잡스와 아이브가 회사 식당에서 심각하게 회의를 하거나 산책을 하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들은 잡스와 아이브를 합쳐 '자이브(Jive=Jobs+Ive)'라고 부르기도 했다.
잡스는 "아이브가 그 누구보다도 애플의 경영·마케팅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가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 이외에 애플에서 그만한 힘을 가진 사람을 없을 것"이라며 "그 어떤 누구도 아이브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는 일이 없도록 체계를 만들어놓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후에 경영진 간 기(氣)싸움이 있을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한 말이었다.
아이브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iOS부문까지 맡게 되면서 애플의 미래는 한 층 밝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파이퍼 재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아이브가 당분간 애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씻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포스탈 부사장은 떠났지만 이애플 iOS의 미래는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겨졌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