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에선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매출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0.5%로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기아차도 작년 3분기보다 당기순이익이 28% 늘어나는 등 객관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간 글로벌 시장 상황이 나쁠수록 경쟁 업체들과 달리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던 터라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실망이 커졌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판매목표치 700만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기아차는 당초 내년쯤 연 3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등에 따라 근무시간이 줄어 이 목표를 1년 늦추게 됐다.
또 내년에는 현대·기아차가 주요 시장에서 출시할 대어(大漁)급 신차가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장세도 빠르다.
이런 불안한 장기 전망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26일 주가는 올 5월 기록한 최고치 대비 각각 16.9%와 26.5% 하락한 수준에서 마감됐다.
◇글로벌 자동차 '빅3' 성장세 돋보여
올 3분기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합계 판매대수는 519만여대. 작년 대비 8% 증가했다. 올여름 40여일간의 노조 파업으로 3분기 국내 생산량이 작년 대비 10만대 가까이 줄었지만 해외공장에서 10만대를 더 만들면서 충격을 상쇄했다. 올 1·2분기 쌓아둔 역대 최고 실적 덕분에 누적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도요타(豊田)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상위 업체의 판매대수 증가율은 현대·기아차를 뛰어넘었다. 일본 도요타그룹의 올 1~3분기 판매대수는 작년 대비 28% 늘어난 740만대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대수에서 글로벌 1위는 무난히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영토분쟁 여파로 판매가 줄어, 연 1000만대 돌파 목표치를 소폭 수정한 정도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도 총 판매가 690만대로 11% 늘어났다. 포르쉐와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가 신흥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GM은 작년보다 2.5% 증가한 695만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했으나 중국 등 기타 시장에서 선전했다. 글로벌 1~3위 업체 간에 치열하게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이 3사 모두에게 좋은 실적을 안겨주는 모습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차 쏘울 신형 나온다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내년에도 소형 신차를 대거 내놓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때 고연비·중저가 신차를 발 빠르게 출시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것과 같은 전략이다.
올해 신모델 19종을 출시한 도요타는 내년에 주력 준중형차인 코롤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4 신형을 잇달아 내놓는다. 또 코롤라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전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전망이다. 포드도 연비를 종전보다 20~30% 개선한 친환경 고효율 엔진 '에코부스트(EcoBoost)' 탑재 모델을 확대한다.
국내 업체는 상대적으로 신차가 적은 편이다. 현대차는 내년 대형차 제네시스 신형과 베라크루즈 후속인 신형 7인승 SUV를 내놓는다. 기아차는 신형 쏘울 등을 준비 중이다. 아반떼·쏘나타 같은 판매를 견인하는 주력 신차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출시 4년째에 접어든 쏘나타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월평균 2만대가량 팔리던 쏘나타는 지난달 1만7332대가 팔려 전달 대비 5% 감소했다. 지난해 말 도요타 신형 캠리가 출시됐고 올 들어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쉐보레 말리부 등 경쟁 모델의 신차가 줄줄이 나온 탓이다.
현대차 이원희 재경본부장은 "쏘나타가 경쟁 신차에 비해 다소 '올드 모델'이 된 경향이 있다"며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모델 출시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