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위한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정기적금보다 낮은 '낙제점'을 받았다. 16일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는 제1호 금융소비자 리포트 '연금저축'을 발표하고 10년간 부은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약 40%대 초반으로 정기적금 수익률(48.38%)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용우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연금저축 수익률이 정기적금보단 낮은 이유를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역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이 낮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연금저축이 가진 소득공제 효과를 믿고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정작 연금자산의 운용·관리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비록 연금저축의 수익률은 정기적금보다 낮지만 소득공제 혜택을 반영하면 정기적금보다 높다.

연금저축 상품은 수익률 뿐 아니라 수익률 변동성 및 수수료율 구조 등을 감안해 선택해야 한다. 수익률이 높다고 할지라도 변동성이 크다면 평균 수익률을 얻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은행 및 자산운용사는 수수료율이 30년의 계약기간 동안 비교적 일정한 수준이지만 보험사는 초기에는 매우 높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진다. 변동성은 자산운용사가 가장 높고 은행, 생보사, 손보사 순이었다. 김 국장은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할 때는 (운용 성과를 제외하고 수수료율을 감안해)장기가입자는 보험사 상품, 단기가입자는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자산운용사가 수익률 높지만, 안정성은 보험사가 높아

2001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연금저축은 최소한 10년 이상 납입하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하는 초(超)장기저축상품이다. 은행은 연금저축신탁, 생ㆍ손보사는 연금저축보험, 자산운용사는 연금저축펀드 형식으로 판매한다.

금감원은 과거 10년간(2002년 7월 1일~2012년 6월 30일) 연금저축상품 가입자가 매달 30만원씩 납입했다고 가정하고 실제 수익률을 기초로 자산운용 및 수수료 구조가 유사한 상품을 묶어 금융권역별 평균수익률 및 변동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6월말 현재 채권형 및 금리연동형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은 자산운용사가 42.55%로 가장 높고 은행(41.54%), 생보사(39.79%), 손보사(32.08%) 순으로 나타났다.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수익률 변동성(표준편차)은 수익률과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사가 0.38%로 가장 높고 은행(0.28%), 생보사(0.04%), 손보사(0.03%) 순이었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익률은 자산운용사가 높지만 안정성은 보험사가 높다.

또한 주식형을 제외한 연금저축 상품 대부분의 수익률이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은행의 정기적금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년 정기적금 수익률은 48.38%으로 50%에 육박한다. 고위험인 만큼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연금저축펀드의 10년 수익률 역시 122.75%에 불과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9.6%)을 밑돌았다.

하지만 정영석 금융소비자보호처 소비자보호총괄국 부국장은 "연금저축이 연간 납입금액 중 400만원까지 소득공제혜택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정기적금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 은행=경남ㆍ부산ㆍ신한·외환銀 '上'…광주ㆍ농협ㆍ전북ㆍ제주ㆍSC은행 '下'

금감원 소보처는 금융회사별로 연금저축 수익률을 비교해 상·중·하 등급으로 평가했다. 상 등급은 상위 25%, 중 등급은 중간 50%, 하 등급은 하위 25%이며 상 등급과 하 등급은 수익률이 최고 2배가 차이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채권형 연금신탁의 경우 10년 평균 수익률은 41.54%였다. 월 수익률로는 0.35%다. 상 등급을 받은 곳은 경남ㆍ부산ㆍ신한·외환은행이며 중 등급은 국민·기업·대구·우리·산업·씨티·하나은행이었다. 가장 낮은 하 등급은 광주ㆍ농협ㆍ전북ㆍ제주ㆍSC은행이 받았다. 은행 채권형 연금신탁의 평균 변동성은 0.28%이다. 즉 매월 수익률이 0.35%±0.28%의 범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안정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되 주식을 10% 미만으로 운용하는 은행 안정형 연금신탁의 경우 10년 평균 수익률이 39.76%(월 0.33%)로 채권형보다 낮았고 변동성은 0.47%로 채권형보다 높았다. 상 등급은 경남·국민·외환은행이 받았고 중 등급은 신한·우리은행, 하 등급은 농협·수협중앙회·하나은행이 받았다.

◆ 보험=교보·농협·그린·메리츠·LIG '上'…신한·KDB·롯데·현대·흥국 '下'

보험사의 경우 생명보험사의 수익률이 손해보험사보다 높았다. 생보사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의 평균수익률은 39.79%(월 0.33%)를 기록했지만 손보사의 평균수익률은 32.08%(월 0.27%)로 약 8%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는 자산운용 성과 뿐 아니라 손해보험사의 수수료율이 생보사 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보사의 1차년도 수수료율은 11.12%이지만 손보사는 13.97%이며 30년차 후에도 생보사의 수수료율은 0.07%, 손보사의 수수료율은 0.10%였다.

김용우 국장은 "손보사의 15~30차년 수수료율은 0.1%로 똑같다"고 지적하며 "생보사처럼 점점 떨어지는 슬라이딩(sliding)구조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 연금보험 상 등급은 교보생명ㆍNH농협생명이 받았고 하 등급은 신한생명ㆍKDB생명이었다. 손보사 연금보험 상 등급은 그린손보ㆍ메리츠화재ㆍLIG손보가 받았으며 롯데손보ㆍ현대해상ㆍ흥국화재는 하 등급을 받았다.

◆ 자산운용= 한화 '上'…대신ㆍ우리ㆍ하나UBSㆍ하이 '下'

자산운용사는 채권형과 혼합형, 주식형의 수익률 차이가 컸다. 채권형의 평균 수익률은 42.55%(월 0.35%)였지만 혼합형은 98.05%(월 0.82%), 주식형은 122.75%(월 1.02%)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형의 변동성은 0.38%였지만 혼합형의 변동성은 3.34%, 주식형은 5.87%를 기록했다. 즉 위험성이 높은 만큼 수익이 컸다는 이야기다.

자산운용사 채권형 연금펀드의 경우 한화자산운용의 수익률이 높았고 대신ㆍ우리ㆍ하나UBSㆍ하이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혼합형의 경우 신영·하나UBS가 높은 등급이었고 동양·대신이 낮았다. 주식형도 마찬가지로 하나UBS가 높을 등급을 받았고 하나자산운용이 낮은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상 등급의 회사라고 해서 모든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이 높거나 하 등급의 회사라고 해서 수익률이 다 낮은 것은 아니다. 김용우 국장은 "연금저축상품의 개인별 수익률은 연금의 가입시기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개인별 수익률은 연금저축에 가입한 금융회사에서 개별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올해 말부터 연 1회 이상 수익률, 수수료 정보 등을 금융회사에서 서면으로 직접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회사가 현재 판매 중인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는 '연금저축 비교공시시스템'은 오는 10월 말 개설한다"고 덧붙였다.

개별 금융회사 연금저축 수익률 및 변동성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