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이들의 이야기 '꿈의 공장'(가제)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특히 이 영화의 제작비 일부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이란 군중 또는 다수를 의미하는 영어의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합친 용어다. 즉 투자사를 통한 투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모금 방식을 말한다.

16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굿펀딩의 신현욱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꿈의 공장' 제작비를 모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강원도 속초에 사는 택시기사의 딸이 고교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사해 '클린룸'(반도체 작업장)에서 반도체의 재료인 웨이퍼를 가공하는 작업을 하다가 2년 반 만에 백혈병을 앓게 되는 이야기다. 투병 이후 택시기사가 딸의 병이 산업 재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삼성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아냈다.

굿펀딩은 이미 유명 웹툰 작가인 강풀 원작의 영화 '26년'과 추모앨범 '노무현 레퀴엠'의 제작비를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모금한 바 있다.

이 영화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제작된 이유는 삼성에 관련된 이야기다 보니 기업 등 제작사 등이 부담스러워해 투자금 모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투자금 모집은 국내에서는 정치인 펀드나 공연과 일부 프로젝트 등에 적용되기도 했다. 특히 정치인 펀드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은 박원순 펀드를 내놓고 사흘 만에 38억5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영화 제작이 활성화되고 있다. 할리우드 주류의 영화계에 대항마를 키운다는 의미는 물론 온라인 홍보, 입소문 등 광고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조만간 개봉하는 독일과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합작영화 '아이언 스카이'의 경우 전체 예산 10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를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했다. 특히 트레일러를 공개한 이후 온라인에서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00만 조회수를 넘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