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기관이 예금을 상환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마련한 예금보험기금이 지난 8월말 기준 10조2000억원의 누적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20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이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기금으로 예금보험공사(예보)가 18조2000억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15일 예보가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부터 올 5월까지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18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자금조달은 채권발행 15조7000억원, 계정 간 차입 1조8000억원, 정부 재정융자 1000억원, 기타 보험료 수입 6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김 의원은 "예보는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만들면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1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5월 4개 저축은행이 추가로 영업정지되면서 예상 금액이 22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며 "내년 이후에 저축은행이 추가로 퇴출당하면 지원금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에 대한 지원금액이 커지면서 정리자금의 재원인 예금보험기금의 누적적자도 급증하고 있다. 2010년말 5조5000억원 흑자였던 예금보험기금은 지난해 말 5조2000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 8월 누적적자가 10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김 의원은 "예금보험기금은 금융기관 부실에 대비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자금인데 누적 적자폭이 커지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며 "앞으로 저축은행 추가 퇴출 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권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금보험기금은 은행·금융투자사·보험사·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부보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보험료로 조성된다. 이 기금을 통해 예금자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는다. 8월말 현재 부보금융기관은 320개이고 보호받는 예금은 총 1358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