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내년 정책 변수 중 원화 강세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밝혔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원화까지 강세를 보이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진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부에서 고환율 정책으로 기업만 좋아지고 서민들이 피해를 봤다고들 하는데, 원화 값이 강세를 보일 경우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이 가장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순히 수출 경쟁력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생존을 위해 원화 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 국제화에 대해서도 "원화가 국제결제 통화가 되면 우리나라는 망한다"며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이 피나는 노력을 통해 엔화 국제화를 달성했지만 엔고로 경제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사장은 "아직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좁아서 정부의 정책 여력이 있는데, 전체 통화가 되면 손을 대봐야 영향력도 없다"며 "전 세계 투기꾼이 다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환율은 굉장히 중요한 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금리 인하가 환율 방어 기능이 있다는 시각엔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 사장은 "(한은이) 금리를 좀 더 빨리 내려야 한다"며 "외부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 건에 대해선 진전 사항이 없다면서 "대한항공, 현대중공업의 인수 제안을 받아보고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AI의 매출액이 1조2000억원~1조3000억원이고 당기 순이익이 1000억원이면 매우 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기획재정부 장관은 꼭 '매파'가 와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데 몸 사리고 쉽게 넘어가려고 하는 사람이 되면 안된다. 악역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