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구조가 저가가 많던 ‘피라미드형’에서 중간 가격대 비중이 높은 ‘항아리형’ 구조로 바뀌었다. 전세 열 곳 가운데 네 곳은 2억원대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12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가격대별 전세 아파트 가구수를 조사한 결과, 중간 가격대인 2억원대가 전체 전세의 39%인 40만4057가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격대별 전세 아파트 가구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4년 전만 해도 가격이 낮을수록 가구수가 많은 피라미드형 구조에 가까웠다.

하지만 전셋값이 전 가격대에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2~3억원대 전세 가구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중간 가격대가 볼록한 항아리형 구조로 바뀐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8년 10월만 하더라도 1억원대 전세 아파트는 49만7557가구로 가장 많은 비중(58%)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35만7057가구로 비중이 34%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2억원대 전세는 25만2591가구에서 40만4057가구로 15만1446가구가 증가했다. 전체 전세에서 차지하는 29%에서 39%로 늘었다.

이어 3억원대는 10만81가구(154.61%), 4억원대는 3만8724가구(124.43%), 5억원대는 2만996가구(133.99%)가 증가해 중·고가 전세아파트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보다는 전세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주택 구매 여력층이 주로 선택하는 중·고가 전셋집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최근 저가의 소형 주택의 경우 월세가 선호되는 등 저가 전세 물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