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사후관리가 허술한 점을 이용해 값 비싼 수입차 소유자들조차 무주택 서민에게만 허용되는 임대주택에 대거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국토해양위 안효대 의원(새누리당)이 주택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영구임대주택의 입주자 주차관리 현황'에 따르면, 서울 번·우면·등촌동, 경기 일산·분당, 대구, 부산 등 전국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명의로 등록된 그랜저, K7 등의 고급 승용차는 모두 367대로 나타났다. 이 중 41대는 벤츠, 렉서스, BMW 등의 고급 수입차였다.

안 의원은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6월 기준 6만5288가구에 이르고 있는데, 외제차를 보유할 만큼 재정상황이 좋은 이들이 영구임대주택에 버젓이 살고 있다"며 "이는 임대주택을 공급받은 이후에 소득수준이 높아져 기초생활수급 등의 자격이 박탈되더라도 임대주택에서 퇴거시킬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경우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중 외제차를 보유한 5명은 이미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박탈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의 허술한 관리로 임대주택 공급이 더뎌지고 있다"며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추더라도 평균 20개월, 최장 123개월을 소요되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